RF-4C 정찰기 추락 … 조종사 2명 비상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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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사고 조사반원들이 7일 강원도 평창군 계장리 야산에 추락한 RF-4C 정찰기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상선 기자]

북한군의 동향을 정찰·감시하는 공군 정찰기 RF-4C가 7일 오전 9시40분쯤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계장리 인근의 야산에서 추락했다. 추락한 정찰기는 공군 제39전술정찰대 소속이며 완전 파손됐다. 1995년 이후 RF-4C가 추락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정찰기에 타고 있던 류모(34) 대위와 유모(26) 중위는 추락하기 직전 비상 탈출해 모두 구조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공군은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류 대위는 나무 꼭대기에 낙하산이 걸린 채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다. 유 중위는 안면 찰과상을 입었다. 공군은 조종사들을 구조한 뒤 헬기를 이용해 인근 군 병원으로 후송했다.

사고 정찰기는 조종사가 탈출한 직후 일명 ‘옥고개’ 정상 부근에 추락해 동체와 날개 등의 잔해가 추락지점 50∼60m 반경 안에서 산산조각 난 채 발견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사고기는 추락하기 전 공중에서 1차 폭발을 일으킨 뒤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사고 원인이 엔진 문제일 가능성을 놓고 공군 사고조사위원회가 정밀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 9시15분 경기도 수원기지를 이륙한 사고 정찰기는 강원도 평창군 훈련장으로 이동해 공중 요격 훈련을 하던 중이었다. 평소 공군 RF-4C는 휴전선 이남의 상공을 비행하며 북한군을 정찰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RF-4C=미국 맥도널 더글러스가 1964∼73년 생산한 쌍발엔진인 F-4 팬텀 전투기를 정찰용으로 개조한 것. 정찰용 카메라와 전방·측방 레이더, 적외선 탐지장치, 야간 촬영을 위한 조명탄 등을 장착했다. 주한 미 공군이 사용하던 것을 한국 공군이 90년 도입했다. 길이 18m, 폭 11m, 최대속력 마하 2.27, 최대 상승고도 1만8000m.

글=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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