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 -2] 투표율 50%도 불안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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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각 당 지도부는 막판 총력유세를 펼쳤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서울 삼청동에서 무개차를 타고 젊은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도 서울 독산동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이번 18대 총선이 투표율과 후보 인지도에서 역대 최악의 총선으로 기록될 듯하다. 특히 낮은 투표율은 특정 계층에서 지지율이 앞선 후보가 지역 전체를 대표하게 된다는 점에서 ‘표심 왜곡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현재 예상하고 있는 총선의 투표율은 50% 안팎이다. 실제 투표율이 50%에 미치지 않을 경우 국회의원의 대표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득표율 40%이면 유권자 20%의 지지로도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게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의 설명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대표성이 결여된 소수에 의한 지배가 이뤄지기 때문에 민주주의 체제 자체의 위기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모두 낮은 투표율에 따른 득실 계산에 분주하면서도 정치 무관심을 우려하는 형편이다.

중앙일보가 4일 전국 유권자 18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꼭 투표할 것”이란 응답자는 60.1%에 불과했다. 역대 총선 투표율은 ‘투표 확실층’ 비율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낮았다. 17대 총선 당시 선거 8일 전 조사에서 “꼭 투표할 것”이란 응답이 72%였지만 실제 투표율은 60.6%였다. 16대 때도 투표 확실층은 68.2%였지만 투표율은 57.2%로 낮아졌다.

중앙선관위가 3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63.4%였다. “찍을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도 전체 조사 대상 중 절반(49.6%)에 달했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지지층 가운데 일부가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는데, 이들이 야당 지지층으로 돌아서지 않고 부동층에 편입돼 전체적으로 선거 무관심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표율이 역대 최저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자 각 당에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은 막판 이틀 동안 투표율 높이기에 최선을 다하면서 특히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층 잡기에 힘을 모을 방침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50대 이상의 보수 세력이 상당 부분 이탈해 접전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합민주당은 한나라당보다 낮은 투표율에 더 긴장하고 있다. 박선숙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은 6일 “선거 당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우려하고 있다”며 “투표율이 높아야 민주당이 유리하다. 특히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 견제와 균형의 국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20~30대를 겨냥해 선거 막판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홍보전에 힘을 쏟기로 했다. 또 4일부터 벌이고 있는 100시간 집중 유세를 통해 젊은 층 표와 호남표 결집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글=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신용호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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