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全人교육 외면한 방학보충수업 폐지 마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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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교육개혁과 입시제도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교육부는 고교교육의정상화와 전인교육을 외쳐댔지만 한번도 실현된 적이 없다.그 원인중의 하나가 방학중 반강제로 실시되는 보충수업이다.방학때마다일선 인문고 교사와 학생들은 학교장 재량으로 실시되는 보충수업에 심한 불만과 불평을 토로하고 있다.이번 여름방학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장들은 보충수업의 진지한 필요성과 효율성보다는 『다른 학교가 하니까 어쩔 수 없다』 『극성 학부모들의 열화같은 요구를 받 아들여』라는 명분을 내세우며강행해 버린다.
모처럼 방학을 맞아 독서도 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며 취미.특기도 살리고 윗어른도 찾아 뵙고 성묘를 하는등 경로효친 교육을 할 절호의 기회는 무산된다.학기중과 마찬가지로 입시성적 위주의교육에만 매달리니 정말 인성.인간교육은 물건너 간 셈이다.학기중에도 각종 시험과 자율학습.보충수업으로 시달려온 판에 학원수강.TV가정학습 시청.대학생 과외 등으로 부족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학기간까지 굳이 학교가 보충학습의 틀로묶을 필요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
얼마전 단행된 교육개혁안도 근본취지는 인성과 창의성 개발에 역점을 두었으며 97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본고사가 폐지됨에 따라 수능시험과 논술고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다.따라서 고도의 사고력.이해력.분석력.비판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현행 교사위주.주입식 위주의 학교 보충수업보다는 독서.신문 사설읽기.생활경험등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분석하며 이해해 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길러 나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실제로 보충수업 희망자는 한 학급당 5명내외에 불과한데도 대부분의 인문고에서 강제로 보충수업을 실시함은 비교육적이요,모순이 아닌가.
상당수의 학생들은 자신들이 교사들의 수입을 올려주기 위한 희생양이라고 하고 교사들은 교장의 강요에 억지로 할 수밖에 없는희생양이라고 한다.
보충수업은 성적부진아나 지진아를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희망과목을 수강토록 함이 근본취지다.전인교육을 외면하고 고교교육의정상화에 역행하는 보충수업을 정부차원에서 폐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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