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일본 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인터넷TV(IPTV) 사업을 위한 글로벌 콘텐트 발굴에 나선다. KT의 정만호 미디어본부장은 3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두 회사가 200억원씩 출자해 총 400억원 규모의 ‘KT 글로벌 뉴미디어 투자조합’을 결성한다”고 밝혔다. 국내 통신업체가 콘텐트 투자 펀드를 조성한 것은 처음이다.
정 본부장은 “‘콘텐트 권력화’란 말이 나올 만큼 IPTV용 콘텐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투자조합을 통해 콘텐트의 기획 단계부터 투자해 IPTV 유통 독점권과 해외 판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를 통해 총 1만9000여 편의 애니메이션·영화·드라마 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양방향 게임 등 IPTV의 특성에 맞는 콘텐트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또 “연내에 투자조합 규모를 600억~1000억원으로 늘릴 것”이라며 “이를 위해 대만·싱가포르 등 아시아지역 통신사업자들을 조합에 합류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조합 운용은 소프트뱅크의 한국 내 창업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가 맡는다. 투자액의 90%는 한국 콘텐트에, 나머지는 해외 영화 유통에 투자할 방침이다. 이 회사 문규학 사장은 “기존 콘텐트 투자조합은 유통·배급엔 아무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한 채 오로지 투자만 하는 형태였다”며 “그러나 KT 투자조합은 모든 과정에 직접 관여해 판권까지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투자조합과 별도로 230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마련해 외부 콘텐트 투자 펀드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이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