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붕괴 세번째 기적 朴양구조 현장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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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실종자 명단 축소의혹등 사고관리능력 부재에 따른 여론의 집중포화로 풀이 죽어있던 구조현장의 서울시대책본부 관계자들은 사고발생 17일째인 15일 오전11시쯤 朴양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호하는등 축제분위기로 돌변.
이들은 『그동안 언론의 무수한 회초리를 맞으며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는데 이를 계기로 생존자 구조소식이 자주 들려오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
○…15일 오전 8시 서초동 대책본부를 찾은 조순(趙淳)서울시장은 홍보반에 들러 『모두들 실종자 처리에 좀더 성의를 가져야 한다』고 질책성 발언.趙시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어제 국회내무위에서 3시간동안 공격을 받았다』며 『실종자 처리를 소홀히 하면 이제까지 고생한 보람이 없어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달라』고 강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17일만에 구조된 朴양의 모교인 서울강동구천호동 성덕여상(교장 李哲昊)은 朴양이 극적으로 구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치 잔칫집 같은 분위기.
특히 이번 사고로 朴양의 동기생중 함께 삼풍백화점에 입사했던김정숙(19)양이 숨진 것으로 확인된 이후 초상집 같았던 학교는 이날 오전11시쯤 朴양의 생존소식이 전해지자 수업을 중단한채 교실마다 설치된 TV를 통해 朴양의 구조장면 을 방영, 3천6백여명의 전교생이 손에 땀을 쥔채 TV를 지켜봤다.
○…15일 오후1시45분부터 20여분간 일부 TV에 「생존자1명 추가발견」이라는 내용의 방송이 나가자 실종자가족들이 다시술렁거렸으나 곧 오보로 밝혀져 실망하기도.
이 오보는 음향탐지기 작업을 벌이기 위해 포클레인이 잠시 멈춘 순간 『생존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착각한 인부들이 술렁이는 모습을 대책본부 홍보반 직원들이 확인도 거치지 않은채 「추가생존자 발견」이라고 발표하면서 비롯된 것.
본의 아니게 오보를 방영하게 된 방송기자들은 대책본부로 달려와 격렬히 항의했고,이에 대책본부측은 『앞으론 생존자확인여부에주의하겠다』고 사과.
○…이날 오후3시쯤 복구현장에서 취재중이던 서울방송 박대영(朴大英.27)카메라기자가 현대건설소속 인부들에 폭행당해 안경이깨지는 사건이 발생.
B동 복구 작업현장을 취재하던 朴기자는 『좋게 말할 때 저리비키라』고 시비를 걸어오는 인부들과 승강이도중 한 직원이 갑자기 쓰고있던 플라스틱 안전모로 얼굴을 구타,유혈이 낭자한채 바로 강남성모병원으로 이송.
사고직후 『그런 일 모른다』고 잡아떼던 현대건설측은 사태가 커질 기미를 보이자 『일용직 아르바이트 학생이니 잘 봐달라』『당사자간에 다 끝난 일 아니냐』며 직원 감싸기에 급급한 태도.
○…구조반이 15일 박승현(朴勝賢.19)양을 중앙홀 매몰현장에서 17일만에 구조한 데에는 중앙홀앞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이 한 몫. 구조반은 중앙홀쪽에 많은 실종자들이 매몰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 곳에 대한 시체발굴 및 인명구조작업을 벌이려 했으나 중앙홀 위쪽에 있는 구조물들이 그대로 매달려 추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섣불리 중앙홀쪽에 대한 작업을 벌이지못했다. 그러나 중앙홀앞에 높이 50여m의 타워크레인을 설치,중앙홀 위쪽에 매달려 있던 건물구조물을 모두 제거했기 때문에 이날부터 중앙홀 매몰현장에 대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는 것.
특히 구조반은 朴양이 매몰돼 있던 곳을 최명석군이나 유지환양이 구조될 때와는 달리 수직이 아닌 옆으로 비스듬하게 누운 구멍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朴양의「생존공간」까지 접근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그만큼 구조작업이 쉽게 끝났다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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