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검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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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1일밤 황철민(黃哲民)前 서초구청장을 철야 조사한 서울지검 수사 관계자들은『黃씨같은 고위공직자는 처음봤다』며 강도높게 黃씨를 비판.
한 수사검사는『이준(李준)회장과의 대질신문 과정에서 黃씨가 李회장에게「당신나 알아요」라고 반문하며 눈을 부릅뜬뒤「한번도 만난적도 본적도 없는 사람」이라고 부인하더라』면서『「모른다」는답변을 유도하려는듯 李회장을 향해 눈을 껌벅이는 것을 보고 혐의를 확신했다』고 소개.
○…검찰은『李회장이 黃씨에게 돈을 건넸다고 자백한 이상 黃씨의 공소유지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혀 이충우(李忠雨)前구청장에 이어 黃씨에대한 수사에서도 李회장의 자백이 결정적 증거가 됐음을 시인.
수사 관계자들은『李회장 업무처리 스타일로 미뤄볼때 현재로선 로비 대상명단이 적힌 비밀장부등은 없는 것 같다』며『그러나 요즘 李회장의 입만 쳐다보며 잠못자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뼈있는 한마디.
○…백화점 붕괴직후 검찰은 삼풍측 관계자들에 대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적용을 적극 검토했으나 현직 판사들의 반대로후퇴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수사초기 삼풍 관계자들에 대해 주위적 청구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예비적 청구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할 것을 검토했으나 서울지법 판사 대부분이 공소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 한걸음 물러섰 다』고 소개.특히 일부 판사들은 수사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이 살인죄적용이 어렵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강행한다면 살인죄 적용을 바라는 여론의 화살을 사법부로 떠넘기려 하는 것』이라고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부실시공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는 건축전문가로 구성된 감정단의 조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건설사 관계자들에 대한본격 소환이나 사법처리는 늦어질 전망.
○…2백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붕괴현장에서 발굴됐는데도 유독 검찰 관계자 가족등 실종자들은 단 한명도 발굴되지 않아 검찰 대부분이 안타까워 하는 모습.
특히 부인과 아들.딸및 처제등이 함께 실종된 서울지검 윤연수(尹鍊秀)검사와 처남부인이 실종된 대검 김진세(金鎭世)강력부장의 경우 12일 현재까지 발굴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애태우고 있다. 〈崔熒奎.李相列.張世政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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