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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가결] 전국이 온종일 "잘했다" "못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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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정치인들 밉다"
12일 오전 6시40분쯤 金모씨가 차량을 몰고 국회에 진입한 뒤 본관 계단에 부딪치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러 자동차가 불타고 있다. [연합]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2일, 전국 어디를 가나 탄핵은 사람들의 화제였다.

역이나 버스터미널의 대합실.회사.식당.포장마차.아파트 등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시민들은 탄핵을 둘러싸고 열띤 찬반 논쟁을 벌였다. 정치적 견해 차에 따라 반응이 안도와 실망으로 뚜렷하게 나눠졌지만 국정 혼란을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했다.

○…이날 서울역 청사 등에는 20~30명씩 여행객들이 하루 종일 TV 앞에 모여 반복 방영되는 국회의 표결 장면을 지켜봤다. 서울 북창동.무교동 등 강북의 선술집과 강남의 고급 식당에도 손님들이 모여 밤늦도록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어떤 시민은 격한 토론에 울먹이는가 하면 일부 취객은 노상에서 고함을 질러대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지방에서는 탄핵안 가결에 반대하는 시민이나 특정 단체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북지역 '노사모' 200여명은 전주시 고사동 객사(客舍)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야당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비난했다. 열린우리당 경남지부 당원과 노사모 회원 등 100여명도 창원시 명곡동 한나라당 경남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으며 일부는 탄핵안의 국회 통과에 항의하는 뜻으로 혈서를 쓰거나 삭발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쯤 충북 청주시 문화동 충북경찰청 5층 옥상에서 청주 노사모 회원 安모(43)씨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에 항의, 온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지르겠다며 30여분간 소동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는 탄핵 관련 뉴스에 접속하려는 네티즌들의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거나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조인스닷컴의 경우 오후 1시부터 접속자가 급증, 접속 속도가 평소보다 두배 이상 느려졌고 네티즌의 댓글이 1000건 이상 올라 왔다. 인터넷포털 네이버의 뉴스 사이트와 미디어다음 등은 탄핵안 통과 직후인 낮 12시30분부터 이미지가 제대로 뜨지 않았고 접속 장애를 빚기도 했다.

청와대.국회.헌법재판소 등 탄핵과 관련된 기관.단체의 사이트는 이용자가 폭주하면서 오후 늦게까지 제대로 접속되지 않았다. 검색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에 '탄핵안' '탄핵안 가결' '헌법재판소' 등이 올라 탄핵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또 '탄핵 규탄 대회에 참가하라'는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쓰레기(스팸) 메일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기도 했다.

○…대학생들은 탄핵안 가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16대 국회를 조기 해산하라"며 탄핵안 가결을 비난했다. 건국대 총학생회도 "4.15 총선에서 심판하자"며 대학생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했다.

민동기.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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