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産오디오 경쟁력 "뒷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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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해 1천억원 규모를 넘어설 하이파이 내수시장은 시장개방을 앞두고 수요가 급신장할 전망이나 국내 대형 가전업계는 오히려 사업을 축소하는등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산 앰프.스피커등 하이파이 제품은 외제 고급품에 비해 음질이 못하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으로 국산품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현재 10%수준에 머물러 앞으로 경쟁기반을 잃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작년 5월 일본의 유명 오디오업체인 럭스만을 인수하며 본격 하이파이사업 진출을 선언했으나 1년이 지난 현재 럭스만의 고급기술을 활용한 고유모델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이 회사는 럭스만 인수에 이어 지난해 마크레빈슨으로 유명한 美마드리갈社,美헤일스 디자인그룹(HDG)등 해외 유명업체와 협력을 맺으며 당시 빠른 시일내 고급 오디오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었다. 현대전자는 오디오사업을 오히려 축소해가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1백억원의 광고비를 들이며 야심작으로 선보인영상 오디오기기(CD비전)가 빛을 보지 못하자 이 기기의 부속물인 오디오제품에 대한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이와함께 관련부서(멀티미디어 사업팀)의 오디오 담당 조직을 축소 했다.
LG전자와 대우전자 역시 미니컴포넌트.휴대용카세트등 소형 오디오제품에만 힘쓸 뿐 하이파이 제품은 빈곤한 편이다.한 광고회사의 최근 시장조사에 따르면 하이파이부문의 소비자 인지도및 선호도에서 이 두회사 제품은 국내 중견업체에도 뒤지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가 이처럼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고급 오디오는 단기간의 투자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데다 전문인력을 확보해 오랫동안 기술을 축적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투자회수기간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고 외제 오디오에 비해 명성이 뒤져 국내업계는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를 꺼리는 실정이다. 〈李重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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