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阿共 월드컵 럭비풋볼 우승하자 黑白 "우린 한국민"환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아프리카 남아공(南阿共)의 흑.백인들이「럭비풋볼 허니문」을 맞이했다.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남아공 럭비풋볼대표팀이 24일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럭비풋볼경기장에서 벌어진 95 월드컵럭비풋볼 결승전 경기에서 뉴질랜드 대표팀을 누르 고 우승을 차지하자 남아공 전국민은 피부색깔에 관계없이 서로 부둥켜 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과거 악명높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으로 깊게 파였던 흑백간 갈등의 골이 메워지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3백여년동안 지속돼온 남아공 인종차별은 스포츠에서도 인종간 두꺼운 벽을 남겨 놓았다.남아공 럭비풋볼 팬들은 주로 전체인구의 8%(3백만명)를 차지하는 아프리카너(네덜란드系 백인)들이다.2백만 영국系 백인들은 크리켓에 열중하며,나머 지 3천3백만 흑인들은 축구狂들이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이번 월드컵 럭비풋볼 대회를 남아공 국민들의 일체감 고취를 위한 기회로 삼았다.지난달 25일 호주와의 개막전이 열리기에 앞서 만델라대통령은『백인들만의 독재국가였던 93년까지 남아공 럭비풋볼 대표팀이 외국팀과 경기를 할 때면 흑인들은 남아공팀이 지기를 바랐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백인 주장 프랑수아 피에날도『우리 뒤에는 27년간 투옥생활을 견뎌낸 만델라 대통령이 있다.그의 용기를 우리가 본받는다면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며 만델라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했다.이번 우승은 최근 수년동안의 개혁으로 누적돼온 백인들의 불만을 일시에 날려버리는 계기가 됐다.또 평소 럭비풋볼을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별세계의 스포츠로 생각하던 흑인들도 백인선수들에게 열광적으 로 성원을 보냈다.
〈朴長羲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