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톱>레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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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니키타』『그랑부르』에서 화면 가득 푸른빛 영상미를 선보였던프랑스의 뤽 베송 감독.그의 다섯번째 영화는 거대하고 삭막한 도시 뉴욕을 배경으로 한 할리우드식 액션물 『레옹』(드림박스 출시)이다.
큰 키에 동그란 빵떡 모자,검정 선글라스,낡은 외투차림의 레옹은 아침마다 운동과 총기 손질을 반복하면서 스위스 시계처럼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한다.
그 무표정한 인간 클리너의 삶에 이웃집 소녀 마틸다가 개입한다.마약 밀매자와 부패한 경찰에게 온가족을 몰살당한 그녀를 자신의 방으로 받아준 것.그날 이후 레옹의 삶에는 변화가 온다.
마틸다는 어느새 레옹의 가슴 속에 하나의 존재로 자리잡고 그의어눌한 표정뒤로는 사랑이 싹트는 것이다.
한편 네살배기 남동생의 복수에 나선 마틸다는 가족을 죽인 경찰 스탠필드를 찾아가지만 복수에 실패하고 레옹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탈출한다.
마틸다와 레옹을 향해 점점 좁혀드는 경찰 수사망.경찰과 대치하던 레옹은 번개같은 솜씨로 인질이 되었던 마틸다를 안전하게 빼돌린 뒤 자신도 교묘하게 탈출하려 하지만 밝은 빛이 쏟아지는정문 바로 앞에서 스탠필드의 총에 쓰러진다.득의 만만해 하는 스탠필드에게 레옹은 마틸다의 선물이라며 핀뽑은 수류탄을 건네준다. 학교로 돌아간 마틸다는 레옹을 가슴에 묻고 그의 화초는 학교 마당에 묻는다.새로운 뿌리를 내리기 위해.
뤽 베송은 『「니키타」의 냉혈 킬러 빅토르(장 르노扮)를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밝힐 만큼 장 르노의 연기는 탁월한 데가 있다.
그의 상대역 나탈리 포트만 역시 열두살이라고는 생각될 수 없을 정도로 영악스럽고 깜찍하게 자신의 역할을 소화,일약 프랑스의 대표적 여배우로 부상했다.
〈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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