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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株로 재미보기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최근 증안기금의 매수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맥을 못추는 가운데 관심이 매수합병(M&A)대상이 될 만한 회사들에 모아지고있다.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이 소문대로 사서 과연 재미를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신기루일 가 능성이 크다.
우선 실질적인 대주주의 지분이 얼마며 과연 누가,왜,무슨 수단으로 그것을 능가할 수 있을까를 따져 보아야 한다.최근 기아자동차의 한승준(韓丞濬)사장이 지분내역을 밝힌 것은 『헛물 켜지 말라』는 뜻으로 액면대로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흥미있는 대목이다. 다음으로 인수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직접적인 시너지효과가 있든지 전략적인 궁합이 맞아야 한다.최근 IBM이 로터스를 산 배경에는 IBM의 판매망과 로터스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에 도전해 보자는 야심이있었다. 이때 만만찮은 것은 역시 실질가치가 얼마인가다.특히 공개매수의 경우 제2,제3의 인수예정자 출현여부도 이것에 달려있다.한솔제지가 지난해 11월 동해종합금융을 매수할 당시 제1대주주였던 김진재(金鎭載)동일고무벨트회장이 방어에 나서 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한때 매수가격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기도 했으나 끝내 불발했다.매수시도가 기존 대주주들간의 경쟁에서 야기될 수도 있다.이 때는 기업내용을 잘 아는 사람들간의 싸움이므로 상대를 몰아내려는 의지의 강도에 따라 방향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지난해 12월 경남에너지의 제1대주주 원진(元進)이이 회사 주식 18만주(총발행주식수의 약10%)를 매수하겠다고공시하자 궁지에 몰린 제2대주주 가원(加原)은 대웅제약에 구원을 요청해 경남에너지의 주가 를 매수가 이상으로 받쳤다.매수를포기하든지 정 사고 싶으면 매수가를 더 올리라는 뜻이었다.
결국 원진은 물러났고 개인투자자가 이득을 볼 기회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공개매수가 발표되면 주가가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이미 늦다.
새로운 인수희망자가 나타나 가격을 올리지 않는 한 큰 재미를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기업사냥꾼들이 「게임」을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지난 4월 커코리언이 크라이슬러 주식을 전날 종가보다 40% 높은 가격에 사겠다고 제의한 이유는 누구든지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자기는 손을 털겠다는 꿍꿍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權成哲 전문위원.經營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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