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뉴인피니티 M35, 고속주행서 더 빛나는 역동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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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폼 나는 출퇴근용 세단이었다. 둥글둥글하면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외관이 그런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시동을 걸면서부터 그런 인상은 완전히 뒤바뀐다. 속력을 내기 시작하면서 전해 오는 엔진의 박동 소리는 스포츠카를 탄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뉴인피니티 M35(스탠더드)를 몰고 경기도 가평 일대의 한적한 시골길을 달렸다. 형제지간인 인피니티 G35와는 중후함이라는 면에서 차별됐다. 액셀을 건드리면 주책없이 튀어나가는 G35의 경망스러움을 혐오하는 운전자라면 M35가 적격일 듯싶다.

시동을 켜면 세련된 파란색 조명의 계기판이 반긴다. ‘왱’하는 엔진소리와 함께 계기판의 바늘이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모습이 경쾌하다. 인피니티가 자랑하는 280마력의 3500㏄ VQ 엔진이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이유를 충분히 느끼게 했다. 리듬감 있게 들려오는 엔진음은 M35의 매력 포인트였다. 특히 가파른 언덕길을 오를 때는 힘들어 하는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에 부드러운 핸들링은 운전하는 재미를 배가한다. 아무리 구불구불한 커브길에서도 오차 없이 정확하게 제어됐다. 서스펜션은 다소 단단해 일본차라기보다는 독일차에 가깝게 느껴졌다.

M35의 위력은 고속도로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뛰어난 순간 가속력을 발판 삼아 시속 100㎞ 이상에서 다른 차를 추월하기가 편했다. 고속도로 운전에 뒤따르는 피로감이 격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변속기어 수가 5단이라는 사실. 6020만원짜리 차에 5단보다는 6단 기어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서 제작되는 중형차(GM대우 토스카)에도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가는데 말이다.

전체적으로 한국닛산 그레그 필립스 사장이 “새로워진 M시리즈는 고급스러운 개성과 압도적인 역동성 등 인피니티가 지향하는 모든 가치가 담겨 있다”고 자랑할 만 했다. 그중에서도 보스의 오디오 시스템은 최고 수준이었다. 차체를 설계할 때부터 보스와 공동작업을 했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들렸다. 운전석 양쪽 어깨에 장착된 리어 사운드 스피커 등 서라운드 라이브 사운드는 M35의 또 다른 재미였다.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점 하나. 기름값 걱정이 많은 운전자라면 M35에 대한 관심을 버려야 한다. 표준연비는 1L에 8.1㎞ 수준이지만, 만약 고속도로에서 기분을 냈다면 5∼6㎞ 수준이 아닐까 예상된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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