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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plaza] 신발업체 ‘풋조이’ 짐 커너 사장 인터뷰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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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26면

요즘 ‘공 좀 친다’는 골퍼들은 다들 용품 박사다. 샤프트 강도는 물론 스윙 웨이트나 토크 등에 대해서도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이 많다. 볼도 3피스나 4피스 등의 호불호가 명확하다. 그러나 골프화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골프화의 중요성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가벼운 골프화가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그래서 최근 내한한 골프화 메이커 풋조이의 짐 커너 사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풋조이는 신발 업계의 골리앗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협공 속에서도 PGA 투어 선수 중 66%, LPGA 투어 선수 48%가 사용하는 회사다. 커너는 업계 1위를 지키는 비결을 “151년 역사를 자랑하는 풋조이의 영혼에는 골프의 DNA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커너 사장은 “골프화는 스윙의 기초 공사”라고 말했다. 안정되고 단단한 기반 위에 튼튼한 건물이 서듯 좋은 골프화가 훌륭한 스윙의 기본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식과 달리 가벼운 골프화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스윙하면서 몸이 많이 흔들리는 주말 골퍼는 걸을 때 힘들더라도 무거운 골프화가 좋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무거운 신발은 발을 단단히 감싸 거대한 뿌리처럼 지면과의 연결력이 강한 신발이다.

대신 하체가 안정되고 몸이 유연한 골퍼는 가벼운 신발도 상관없다고 한다. 커너는 “비제이 싱은 가벼운 골프화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왼손잡이 골퍼 중에는 오른손으로 스윙하는 사람의 골프화와 다른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스윙의 축이 오른손잡이는 왼발, 왼손잡이는 오른발이기 때문이다. 커너는 “연구 결과 백스윙할 때나 다운스윙할 때 축이 되는 다리가 바뀌므로 왼손잡이든 오른손잡이든 양발에 똑같은 압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여러 선수가 풋조이를 신다 보니 에피소드도 많다.

골프계에서 멋쟁이로 통하는 이언 폴터(영국)는 신발 수집광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골프화만 200여 켤레며 매년 80개 정도를 더하고 있다. 풋조이의 모델을 색깔별로 모두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색깔과 디자인을 정해 주문도 한다. 커너는 “폴터가 브랜드에 긴장감과 영감을 주고 있다. 발전을 위해 이런 괴짜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4위인 스티브 스트리커는 엄청난 ‘짝발’이다. 왼발이 300㎜, 오른발이 290㎜다. 신발을 두 켤레 사 하나씩 신던 이 선수를 위해 풋조이는 ‘짝발용 신발’도 만들었다.

당뇨병 증세로 미니 인슐린 펌프를 가지고 다니면서 경기하는 스콧 버플랭크도 특별 관리대상이다. 당뇨병으로 발이 쉽게 붓고 피로해지기 때문에 발이 신발 속에서 놀지 않도록 신발이 정확히 들어맞는 릴핏 골프화를 이용한다.

풋조이는 명품 골프화도 만들 계획이다. “남과는 다른 물건을 갖고 싶어 하는 특별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악어나 타조 가죽 등의 신발을 나무 케이스에 싸 명품을 만들 계획이다. 가격은 2000달러대로 예상했다.

짐 커너는 1981년 JC 페니의 바이어로 입국해 삼성전자의 전자레인지를 사 간 이래로 39번 한국에 왔다고 자신과 한국의 인연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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