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분청사기상감인화용문호(粉靑沙器象嵌印花龍文壺)'는 그냥 '용무늬항아리'로,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정병(靑銅銀入絲蒲柳水禽文淨甁)'은 '물가풍경무늬정병', '백자철화수뉴문병(白磁鐵畵垂紐文甁)'은 '끈무늬 병'으로 알기 쉽게 바꾼다.
그림의 경우에도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를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 부처'로,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는 '끝없이 펼쳐진 강산'으로 바꾸고 목칠공예품인 '죽제고비(竹製考備)'는 '편지꽂이'로 고쳐 누구나 이름만 봐도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바뀐 이름에는 지금까지 불린 대로 한자 이름과 함께 한글 발음을 병기할 방침이다. '추사 김정희가 쓴 자신의 별호에 대한 글'의 경우 '秋史 金正喜 筆 默笑居士 自讚: 추사 김정희 필 묵소거사 자찬'처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 초기 안견(安堅)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처럼 작품이 만들어질 때 이미 이름이 붙여졌거나 오랫동안 쓰여 고유명사화한 작품 이름의 경우는 그대로 살리되 '꿈속에 여행한 복사꽃 마을' 같이 한글로 된 이름을 나란히 붙여 이해를 돕는다.
이만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