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美여류작가 게일 시"새로운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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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가슴이 봉긋한 아홉살짜리 소녀와 총기를 휴대하고 등교하는 아홉살 소년,부모와「이혼」하는 16세 소년,어머니와 한지붕 밑에서 생활하는 30세 독신 남성,뒤늦게 임신하는 40대 여성,퇴직하고 빈둥거리는 50대,딸의 난자를 받아 임신하 는 55세 여성,호르몬 주입으로 50세로 젊어진 70대 남성,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는 80대,젊은 여성과 재혼해 원만한 성생활을 누리는 85세 남성,연일 TV쇼에 소개되는 1백세 이상 고령자들…. 미국 언론에서 즐겨다루는 주제들이지만 우리에게도 그리 멀지않다.이처럼 현대인들의 라이프사이클은 상식의 틀을 벗어난지 오래지만 사회의 모든 제도는 그 변화를 도저히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인의 라이프사이클에 일고 있는 혁명적인변화를 짚어내고 사회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현명하게삶을 꾸릴 수 있는 요령을 소개한 책이 미국에서 나와 베이비부머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여성작가 게일 시가 쓴 『새로운 변화』(New Passages.Random House刊).
40대 중반에 들어선 베이비부머들이 또다른 청년기를 누리도록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미국의 경우 의료술의 발전등으로 현재 장년기로 통하는사람들도 청년기 못지않은 젊음을 한번 더 누릴 수 있는데도 사회여건이 성숙되지 않은데다 본인들마저 노력을 게을리한 결과 안타깝게도 그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인들의 라이프사이클 특징은 정신적으로 성숙하는데 더 많은시간이 걸리고 수명이 크게 연장됐다는 점이다.청년기가 20대말까지로 연장됐으며 성년기의 시작은 30세로 본다.대부분 베이비부머의 경우 40대 중반에 들어설 때까지도 정신 적 성숙을 자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지금까지의 기준으로 보면 중년이 실종되고 만 것이다.
이 시기를 저자는 「Middlescence」로 정의하는데 현재 베이비부머들에게는 두번째 맞이하는 성년기로 보면 된다.첫번째 성년기는 아무런 준비없이 맞이하지만 두번째 성년기는 스스로설계 할수 있기 때문에 노력에 따라 아주 값진 것을 얻어낼 수있다.그러나 그런 결실도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를 간파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저자는 여러 조사에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18세부터 30세까지를 「잠정 성년기(Provisional Adulthood)」,30세에서 45세까지를「제1의 성년기(First Adulthood)」,45세부터 65세까지를 「제2의 성년 기(Second Adulthood)」즉 성숙기 ,65세 이후를 「완벽기(Age of Integrity)」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면 40대들이 두번째 성년기를 유익하게 맞이하는 지혜는 뭘까.흔히들 말하는 외길인생을 버려야 한다.파경이나 실직등 어떤 불행한 경우라도 쉽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예를 들면 평소 몸담고 있는 직장 외 에 다른 특기를 하나정도 미리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라이프사이클의 변화에 적응이 빠르다.미국의 경우 지난 91년 통계에서 40대이상여성의 대학등록이 근 1백만명에 달했다는 사실도 이를 입증하는것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다르다.50대이상 남성들의 경우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인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더 강하고 미래에대해서도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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