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받았지만 나눠보니 푼돈-國庫보조금 분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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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선관위가 14일 국고보조금 5백22억여원의 뭉칫돈을 민자.민주.자민련 3당에 지급했다.그러나 각 당은『선거치르기에는 턱도없다』며 아우성이다.게다가 어떻게 배분해야할지 교통정리의 고민에 빠졌다.
◇민자당=김덕룡(金德龍)총장은『선거에 낸 정당별 후보비율을 따지면 적은 액수』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보조금 총액의 44.
3%(2백31억원)를 받아 민주.자민련보다는 많지만 2~3배 많은 후보를 냈기 때문에 비율배분상 부족하다는 것 이다.그러면서『궁색하기로 말한다면 다른 정당보다 우리가 더 어렵다』고 주장했다. 보조금에 당비와 후원금을 합쳐봐야 총 선거비용은 3백억원 남짓이라고 민자당은 설명한다.선거운동직전 후원단체에서 돈을 거둬보니 42억원밖에 안돼 후원단체의 모인사가『50억원을 채우자』고 해 당비를 포함,겨우 3백억원가량을 조성했다는 후문이다. 민자당은 이가운데 이미 72억원을 지난주 지급했다.2백37개 지구당별로 3천만원씩이다.따라서 민자당 주장대로라면 이제 국고보조금 액수만큼만 남은 셈이다.
그런데 지구당별로 아우성이다.『최소한 1억원씩은 배당받아야 한다』는 것이다.보조금을 지구당별로 똑같이 배분하면 되지않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중앙당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똑같이 배분할 수 없는 입장이다.선거별.지역별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차등 지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때문에 당지도부는「중요선거 우선」이라는 대원칙아래▲광역단체장 후보지원 70억원▲기초 단체장 후보지원 25억원▲광역의원후보 42억원▲지구당지원 71억원(각3천만원)▲시도지부지원 13억원▲중앙당 10억원 順으로 차등지급키로 했다.
◇민주당=1백75억3천만원을 받아『빈집에 황소가 들어왔다』(朴智元대변인)며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비용에는 턱없이 모자라 13일 저녁 총재단회의는 4시간이나 논란을 벌였다.조순(趙淳)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인 이해찬(李海瓚)의원이 미리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을 정도다.
총재단회의는 광역단체장후보들에게 37억9천7백만원을 배정했다.우선 모든 후보에게 법정선거비용의 30%를 배정하고,당선가능성과 정치적 의미를 감안해 서울.부산은 법정선거비용을 모두 지급키로 했다.
기초단체장후보와 광역단체장후보들에게는 각각 1천만원과 4백만원씩 기탁금을 주고,기초의원 내천자들에게도 등록금 2백만원씩 대주기로 했다.
李총재나 각 지원단장의 유세지원비는 모두 개인적으로 조달키로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턱없이 모자란다고 울상이다.
때문에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까지 조순후보 모금을 돕기로 했다.16일 63빌딩에서는 趙후보 본부의 이종찬(李鍾贊)고문과 이해찬본부장.김민석(金民錫)대변인이 30분 간격으로 후원회를 갖는데 金이사장도 정계은퇴 이후 처음으로 후원회 모임에 참석한다.
◇자민련=1백15억6천만원을 받는 자민련은 민주당보다는 따뜻한 상태.모든 공천자에게 자력갱생(自力更生)을 조건으로 걸었을정도로 돈 없는 선거를 각오했는데 신민당 통합으로 뭉칫돈이 들어왔다.또 공천자도 가장 적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우선 10%정도는 합당후 선거 준비를 위해 진 빚을갚고,모든 후보의 기탁금(18억여원)을 대줄 예정이다.
광역단체장후보들에게는 기본적으로 5억원정도를 배정하고,법정 선거비용 범위에서 추가 지급하는등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자민련도 총재 활동비등은 책정하지 않고 개별 부담키로했다고 한 당직자가 전언.
〈金鎭國.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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