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오픈골프 대회장 시네콕힐스GC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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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롱아일랜드(뉴욕州)=金鍾吉특파원]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골프장.쇼트홀에서 드라이버를 잡고 미들홀에서 아이언을 쳐야 하는 골프장.16일(한국시간)부터 나흘동안 제95회 미국오픈골프대회가 열리는 이곳 시네콕힐스GC는 너무 까다롭고 어 려워 우승자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뉴욕市에서 동쪽으로 1백60㎞ 떨어진 롱아일랜드 반도 끝에 위치한 사우샘턴의 피코닉灣 지협을 따라 펼쳐진 이 코스는 전형적인 스코틀랜드형 링크스코스.
따라서 강풍과 성난 파도처럼 굴곡이 심한 페어웨이는 잘친 공도 엉뚱한 곳에 떨어뜨리는 심술을 부린다.워터해저드는 단 1개밖에 없는 대신 그린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1백50개의 스코틀랜드형 깊은 벙커들이 곳곳에 입을 벌리고 있다.때 문에 컴퓨터스윙이 아니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특히 갑작스럽게 달려드는 시속 30㎞이상의 북서풍 앞에서는 골프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쇼트홀인 11번홀은 1백58야드에불과하지만 대서양에서 밀려오는 맞바람이 워낙 강해 드라이버를 뽑아들어야 할 정도.반대로 몇몇 미들홀은 드라이 버를 잘못 휘둘렀다가는 공이 뒷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려 찾을 수도 없다. 미국 1백대 코스중 6위에 올라 있는 이 코스에서 미국오픈이 개최되는 것은 1896년과 1986년에 이어 세번째.특히 지난 86년대회는 그야말로 「시네콕힐스의 대학살」이었다.
1라운드에서 느닷없이 찾아든 폭풍우로 인해 1백55명의 골프달인들중 누구도 언더파를 깨지 못했다.언더파는 고사하고 45명이 80타 이상을 두드렸고 겨우 46명만이 75타 이하를 쳤다. 당시 잭 니클로스는 77타를 쳤는데 10번홀에서는 강풍이 날아가는 공을 삼킨채 달아나 당사자는 물론 갤러리들까지 어리둥절하게 했다.우승자는 레이먼드 플로이드로 1언더파 2백79타.
미국 최초의 18홀코스인 시네콕힐스GC는 파 70(전장 6천7백40야드)으로 롱홀(파5)은 2개에 불과하지만 4백50야드이상의 롱홀성 미들홀(파4)이 4개나 포진하고 있다.
이 코스는 스코틀랜드 프로골퍼인 윌리 둔의 설계로 1890년12홀로 첫출발을 하게 됐고,이듬해 18홀 정규코스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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