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2연패를 확정한 삼성화재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우승 축하 플래카드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가운데 우승컵을 든 선수가 활화산 같은 공격력으로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안젤코. [대전=연합뉴스]
28승4패의 삼성화재는 2위 대한항공(24승8패)과 승차가 4경기가 돼 남은 세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는 다음달 10일 시작되는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 직행했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삼성화재의 4패 중 3패를 안긴 팀. 6라운드까지 상대전적에서도 3승3패로 팽팽했던 두 팀 간의 시즌 최종전은 의외로 싱겁게 막을 내렸다.
1~2세트는 접전이었다. 삼성화재 안젤코(22점)-대한항공 보비(21점)의 매치업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승부를 가른 것은 삼성화재 장병철(15점)의 신들린 듯한 활약이었다. 1세트부터 유난히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던 장병철은 3세트 5-2에서 강서브로 대한항공 세터 김영래의 범실을 유도해 6-2를 만들었다. 이어진 서브에서 아예 에이스를 꽂아 넣은 장병철은 곧바로 후위 공격까지 성공시켜 8-2을 점수를 벌렸다. 장병철은 3세트에만 서브 1점, 블로킹 2점, 후위공격 1점 등 6점을 뽑아냈다.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을 경우 챔피언전에서 삼성화재를 다시 만나는 대한항공의 문용관 감독은 선수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애를 태웠다. 초반 “지금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호통쳤던 문 감독은 3세트 사실상 승부가 갈리자 “한 점이라도 더 뽑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리베로 최부식이 빠지며 급격히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는 바람에 묘수 없이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지난 시즌 직후 신진식·김상우 등 주전 공격수들이 은퇴한 삼성화재는 개막 전까지는 프로팀 중 유력한 최하위 후보였다.
장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