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자카드 증시 상장에 국내 금융사 1조원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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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미국의 신용카드업체인 비자(Visa)가 18일(현지시간) 기업 공개(IPO)를 했다. 이에 따라 비자 주식을 배정받은 국내 카드사들은 1조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올렸다. 19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자는 주당 44달러에 4억600만 주를 공모하는 데 성공했다. 전체 공모 규모는 179억 달러로 중국 공상은행(219억 달러)에 이은 역대 2위다. 비자는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상장해 거래를 시작한다.

비자는 지난해 10월 회사 수익에 공헌한 정도에 따라 세계 각국의 회원 은행에 주식을 무상으로 배정했다. 국내 신용카드사와 은행들도 2400여만 주를 받았다. 공모 가격이 44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평가 이익은 10억 달러(1조원)가 넘는다. 신한카드가 가장 많은 790만 주를 배정받았고 ▶BC카드 500만 주 ▶삼성카드 300만 주 ▶외환은행 270만 주 ▶국민은행 240만 주 등이다.

국내 금융사 관계자는 “배정받은 주식의 51%를 비자가 되사들여 공모를 하는 형태”라며 “상장 절차가 완료된 뒤 공모 가격에서 상장 비용을 뺀 금액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머지 49% 지분은 3년이 지나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자카드의 주가가 더 뛴다면 국내 금융회사의 평가 이익은 더 늘어나게 된다. 2006년 3월 상장한 마스터카드는 최근 주가가 공모가(39달러)의 다섯 배를 넘는다.

비자의 지분이 많은 곳은 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그룹 등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다. 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JP모건체이스는 이번 공모에서 2900만 주를 처분해 12억 달러를 챙겼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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