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스트레스 시달리는 하버드大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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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달 28일 발생한 美하버드大 여학생의 엽기적인 살인및 자살 사건의 원인은 무엇일까.사건 발생 10여일이 지나면서 떠도는 말이 있다.『바로 하버드大였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해석이 그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8일 워싱턴 포스트紙가 전하고 있는 하버드대학생들의 생활은 한마디로 상상을 넘어선다.
수강과목 3천개에 기부금만 62억달러,세계 최대의 대학도서관등 하나하나가 최고 아닌 것이 드물다.
그러나 이같은 명성의 이면에는 학생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있다. 하버드大 교지(校誌)「크림슨」의 학생 편집장 앤드루 라이트는 하버드大에서의 학과 부담을 『인간의 한계를 시험해보는 곳』이라고 표현한다.
공부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잠다운 잠을 거의 못잔다.하루에 잠자는 시간이 곧 졸업장을 따는데 걸리는 햇수라는 것도 다 아는비밀이다.시험을 하루정도 앞두고는 물조차 안마시며 밤을 새운다.화장실에 갈 시간마저 줄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다.
최고라는 이름 때문인듯 학생들이 오만할 정도로 높은 자부심과야망을 갖고 있는 것도 하버드가 갖고 있는 특징이다.한 1학년생은 기숙사 동료가 방에다 선정적인 그림을 걸려하자 『장차 대통령 출마때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는 일화도 있다.
기숙사 동료인 트랑 풍 호를 살해한 후 자살한 시네두 테디시는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본국에서는 이름난 수재였으나 하버드大에서 엄청난 중압감에 눌려 자신은 탈락할 수밖에 없음을 털어놓은적이 자주 있다고 친구들은 전하고 있다.
[워싱 턴=金容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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