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내근서 교통·형사까지…금녀의 벽 깨는 '女警 파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여성 경찰의 전통적 영역이 파괴되고 있다.

변화의 진원지는 여경 인원의 증가. 2000년 1.9%에 불과했던 경찰 내 여경 비율이 현재 4%인 3500명으로 늘어났다. 여경 공채 경쟁률 또한 2000년 14.6대 1에서 2001년 24.7대 1, 2002년 38.8대 1, 2003년 39.2대 1로 매년 상승 추세다. 아직 선진국(11~13%)에는 못 미치지만 올 연말에는 전체 여경 비율이 4.2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청 인사 관계자는 "내근.민원부서에만 배치해서는 더 이상 여경 인력을 소화할 수 없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려는 여경들의 희망도 높아 외근부서 근무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와 교통 등은 물론이고 금녀(禁女)의 영역으로 여겨져 온 형사.수사 분야에서도 여경의 진출이 늘고 있다는 것. 서울경찰청은 지난 8일부터 교통순찰대에 여경 합동 기동순찰팀을 운용키로 했다. 지원자가 많아 10명이나 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여경이 쉽게 운전할 수 있는 소형 모터사이클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면 일부 남성 경찰 사이에서는 '여성 파워'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시내 경찰서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최근 성상납 파문으로 유흥업소 단속 경찰을 모두 여경으로 교체한다는 방침에서 보듯 '남자경찰=부패, 여경=참신'이라는 시선에 불만"이라며 "부패가 성별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