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태니카 백과사전 2백년 전통 물거품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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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백과사전의 대명사이던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이 최신 컴퓨터 정보통신망에 밀려 판매가 격감,매각당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1768년 영국 에든버러에서 첫선을 보인 이 브리태니카사전은영어로 된 백과사전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정확하고 깊이있는 내용 덕택에 2백여년간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해왔다.
새로운 개념을 끊임없이 수록해야 하기 때문에 그간 증보를 거듭,현재 32권으로 된 15판이 나와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급격히 수요가 줄기 시작,경영압박을 견디다 못한 현소유주 美윌리엄 벤튼재단은 결국 이를 처분키로 결정했다. 브리태니카의 몰락은 무엇보다 인터네트등 최신 컴퓨터 정보통신망이 도입돼 일반인이 굳이 두꺼운 백과사전을 들춰보지 않고도 간단히 컴퓨터 키만 조작하면 필요한 정보를 즉시 얻을 수있기 때문이다.
비록 32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전세계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통신망과 비교하면 브리태니카사전이 정보의 양과 질에서 훨씬 뒤떨어진다.게다가 컴퓨터통신망은 화상및 음성정보까지 제공한다.
이로 인해 90년 11만7천여질에 달했던 브리태니카사전의 판매부수가 지난해는 절반도 안되는 5만1천여질로 감소했다.
벤튼재단측은 CD판 사전을 발매하는 동시에 인터네트를 통해서도 브리태니카사전의 정보를 검색해 볼수 있게 하는 등 자구책(自救策)을 펴봤으나 모두 신통치 않았다.
앞으로 백과사전이 컴퓨터에 밀려 지구상에서 아예 사라질 날도멀지 않은것 같다.
[런던=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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