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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승 ‘물갈이 공천’ 브레이크 … 1차 확정 61곳 명단 발표 또 늦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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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공천에서 탈락한 통합민주당 신계륜 사무총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뒤로 손학규 대표가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주도한 ‘공천 개혁’으로 상승 무드인 통합민주당에 갑자기 이상 기류가 발생하고 있다.

민주당은 7일 1차로 전국의 단수 후보 지역 71곳 중 ‘보류’ 판정을 받은 9곳을 제외한 61곳의 공천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최고위원회의에서 격론이 벌어져 발표가 8일 이후로 연기됐다. 민주당은 원래 1차 발표를 6일에 하려고 했으나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 의견이 제기돼 이날로 연기했지만 또다시 늦춰진 것이다.

발표가 자꾸 늦어지는 데 대해 당에선 “공천심사위가 보고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심사 결과 보고 자료가 충분치 않기 때문”(유종필 대변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천 경쟁자가 없는 단수 후보 지역은 어차피 결과가 뻔한데도 당이 자꾸 발표를 연기하자 말 못 할 속사정이 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1차 공천 발표에 가장 제동을 걸고 있는 사람은 박상천 공동대표다.

박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단수 지역이라도 무조건 공천할지, 아니면 쇄신공천으로 보여지도록 공천을 할지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검토해야 한다”며 “부적절한 경우엔 추가 모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 측은 “단수 지역이라는 이유로 현역 의원을 대거 공천하면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얘기를 들을 수 있으니 호남 물갈이 공천과 함께 발표하는 게 낫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문제는 최대 경쟁 지역인 호남의 공천 결과가 나오려면 아직도 시간이 한참 필요하다는 점이다. 단수 후보들은 “선거법상 10일부터는 당원 집회·교육을 못 하기 때문에 빨리 공천장을 받아야 지역구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아우성이다.

당 안에선 박 대표의 주장에 대해 “박 대표가 단수 지역 공천과 호남 물갈이를 연계시키는 건 자신을 비롯한 옛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호남 공천을 빨리 보장해 달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박재승 위원장이 원칙만 강조하며 옛 민주당 출신에 대해 합당 당시 약속한 지분을 배려해 줄 기색이 없기 때문에 공천 발표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때맞춰 옛 민주당 출신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누구의 원칙이 옳은지 따져 보자”며 박 위원장에게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또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은 공심위에 재심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박 위원장에 대한 옛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연쇄 반발이 시작됐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리·부정으로 공천에 탈락한 인사를 구제하는 방안에 대해 “상식상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떴다. 박재승과 외인구단=이날 서울 당산동 민주당사엔 박 위원장과 공심위의 거침없는 행보를 응원하는 성원이 이어졌다. 한 30대 회사원은 “안타까움으로 관망하던 제 가슴에도 작은 ‘희망의 새싹’이 돋는 걸 느낀다”는 쪽지와 함께 박카스 두 박스를 보냈다. 롤 케이크를 보낸 서울 신내동의 이복순 할머니는 “한국 정치가 바로 서도록 힘써 주세요”란 말을 남겼다. ‘박재승 으랏차차 모임’(cafe.daum.net/parkupup)이란 팬 카페도 생겼다.

공심위는 이날부터 복수·경합 지역에 대한 심사에 들어갔다. 회의장 3개의 출입구 중 2개를 닫고 기자들의 접근을 막는 등 보안도 강화했다. 심사는 12명의 공심위원이 각자 당선 가능성·정체성·도덕성·기여도를 평가하면 박 위원장이 취합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최종 합계 결과는 박 위원장 말고 아무도 모른다.  

김정하·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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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실시되는 18대 총선에서 뽑히는 지역구 의원의 총수. 총선 때마다 구성되는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인구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한 뒤 시·도 행정구역을 토대로 선거구, 즉 지역구 수를 정한다. 정당별 비례대표로 뽑히는 54명을 포함해 전체 국회의원 수는 29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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