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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공열전>1년에 120번 출조 박병익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때 정가에 『마음을 비운다』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정치인과 달리 낚시인이 마음을 비운다면 어떤 뜻이 있을까.아마도이는 고기를 낚는데는 심취하지만 마릿수에 관심이 없는 경우일 것이다.바로 조선(釣仙)의 경지에 이른 朴병익( 88)옹이 「마음을 비운」 청류조옹(淸流釣翁)이다.
6.25사변이 나기 전까지 평안북도 덕천에서 살았던 朴옹은 평양에서 살다가 1.4후퇴 당시 서울로 피난와 최근까지 수색에서 살았다.젊었을때 그는 덕천군.대동군.평양시를 생활의 터전으로 삼았다.
낚시라면 참죽대에 털바늘을 단 낚시가 전부였고 낚시라고는 재미삼아 몇번 해본 기억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다.朴옹이 본격적으로 낚시에 「입문」한 것은 20여년밖에 안된다.사업 실패등 고달픈 삶의 그늘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찾으려고 시작한 것이계기가 됐다.둘째아들이 낙심해 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달래려고 낚싯대를 사가지고 와 낚시를 권하는 바람에 낚시를 시작했던 것이다. 『시장에 갔지.낚시는 떡밥으로 한다는 소리를 듣고 인절미 한봉지를 사가지고 낚싯대를 둘러메고 강가에 갔어.그러니 고기가 낚일 턱이 있나.』 朴옹은 남들이 쓰는 「떡밥」을 진짜 떡으로 잘못 알고 인절미를 사가지고 물고기를 유혹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오직 여울 견지만을 고집하는 朴옹은 1년에 어림잡아 1백20번을 출조하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方元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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