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 금융상품에 밀려 증시 "기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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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증시의 자금기근이 좀처럼 풀리질 않는다. 정부의 증시부양조치(4월29일)이후 고객예탁금이 조금씩 늘어 지난6일 2조1천7백억원까지 올라갔지만 지난해 11월의 3조7천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대신 은행의 금전신탁이나 투자금융회사의 기업어음(CP)매출은 작년말에 비해 각각 9조8천억원과 6조원정도 늘어났다.
특히 은행의 개발금전신탁의 경우 올들어 지난 6일 현재 5조6천8백억원이나 증가했고 정부에서 배정해준 한도(올말까지 8조2천억원)를 아직 채우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
돈이 몰리는 상품은 금리가 높다는(14~15%)것외에 또다른공통점이 있다.모두가 현금화가 쉬운 상품이라는 점이다.개발금전신탁의 경우 만기가 2년 혹은 3년으로 비교적 길지만 시중에서개탁증서를 팔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하고 투금사의 CP도 대부분 91일짜리로 단기상품이라는 점이다.단기(91일)로 자금을 운용하는 수단이다.
자금 성격을 보면 개발신탁은 90%이상이 기관자금이고 투금사의 CP에는 개인투자자들의 돈도 상당수 포함된다.결국 기관이나개인투자자들이 수익성 높은 쪽을 찾아 언제든 움직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 돈이 증시 로 되돌아 오기는 쉽지 않다.증시관계자는 『일단 시장금리가 충분히 떨어져야(13%대)하는데 당분간은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한국은행의 김원태(金元泰)자금부장도 『선거이후 통화관리는 상황을 봐가며 할 수밖에 없다』며 선거이후의 자금 상황에 대한 확실한 답을 안한다.
일부에서는 신탁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주식보다 예금을 하면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은행쪽을찾는 구조적인 변화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이래저래 지금의 고금리에서는 당분간 증시로의 자금유입을 기대 하기 어렵다는전망이다.
宋尙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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