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한 ‘나만의 노트’가 시험 족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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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학년초 공부습관을 바로잡아 내신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어요.” 올해 서울대에 입학한 장진경양이 모교인 대원외고를 배경으로 서 있다. [사진=강욱현 기자]

대원외국어고를 졸업하고 올해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 입학한 장진경양은 1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이 국어 4등급, 영어회화I 4등급, 도덕 4등급, 사회 2등급이었다. 하지만 2학년 1학기 내신은 국어 2등급, 국사·영어회화II·도덕 1등급으로 확 뛰었다. 장양은 “새 학년 초 공부습관을 바로잡아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며 “상위권 학생들이 모여 있는 외고에서도 공부전략을 잘 짜면 내신과 수능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에 ‘속기사’가 돼라=장양은 “3, 4월 두 달 동안 수업시간에 손을 잠시도 쉬지 않고 속기사처럼 필기를 했다”며 “‘이런 것까지 받아 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선생님의 농담까지 무조건 받아 적었다”고 말했다. 줄 없는 노트에 두서없이 필기한 내용을 쉬는 시간이나 자율학습 시간에 다른 노트에 정리하면서 깨끗이 옮겨 적었다.

선생님의 말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집중해서 듣는 게 중요하다는 게 장양의 얘기다. 장양은 “중국어 선생님이 물음표와 느낌표·쉼표를 중국말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가르쳐 주셨는데 그걸 외워뒀더니 시험에 그대로 나왔다”며 “특히 사회탐구는 선생님이 예를 드는 부분을 전부 받아 적어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선생님을 괴롭혀라=선생님의 강의와 시험 출제 스타일도 철저히 파악했다.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듣고 소화해야 하는 과목이 있고, 노트 필기 내용에서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 과목도 있기 때문이다. 장양은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른 후엔 선생님의 스타일에 맞춰 공부했다”고 말했다.

장양은 역사토론동아리 ‘히스토리아’, 중국민속춤 동아리 ‘차이나폴라’에서 활동했다. 과외활동을 즐겁게 하면서도 내신 성적이 좋은 것은 수업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학교 수업 위주로 학습계획을 짰고, 부족한 과목은 인터넷 강의를 활용했다.

장양은 “자습서나 참고서에서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선생님을 찾아가 궁금증을 해결했다”며 “특히 언어영역 중 다의성(多意性)이 풍부한 시를 공부할 때 납득이 안 되면 일요일에도 선생님께 전화했다”고 말했다.

◇시험 3주 전 핵심정리 노트 만들라=중간고사나 기말고사 3주일 전엔 과목별 핵심정리 노트를 만들었다. 자주 잊어버리는 내용을 기록한 후 자투리 시간에 공부했다. 또 교과서를 꼼꼼히 읽었다.

장양은 “윤리·국사는 교과서 지문이 그대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사는 교과서에 실린 사진을 보면서 유물 연대가 신석기인지 청동기인지 체크했다”고 말했다.

도덕은 수업시간에 언급되지 않는 교과서 좌우측의 ‘날개 문제’나 교과서 아랫부분의 주관식 문제를 놓치지 않고 공부했다.

◇국내 문학작품 원문을 읽어라=장양은 수능에서 사탐(2등급)을 제외하곤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장양은 “1, 2학년 때는 수능에 자주 출제되는 국내 문학작품을 읽었다”며 “장편소설을 읽을 시간 여유가 없으면 핵심요약본에서 줄거리와 주인공 성격, 시점을 찾는 공부를 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영어소설을 꾸준히 읽은 덕분에 독해 속도가 빨라져 수능 시험 때 충분한 시간을 갖고 문제를 풀 수 있었다.

고3 3월부터는 아침 자습시간에 언어영역을 공부했다. 수능 시험 시간대에 맞춰 과목별 공부를 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서다.

장양은 “특히 사탐은 최근 몇년 새 지엽적인 문제가 출제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내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수능에도 도움이 된다”며 “언어와 사탐은 여러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새로운 접근방식을 익히고 강의내용을 노트에 모아 정리하면서 ‘나만의 참고서’를 만들면 좋다”고 덧붙였다.

글=박길자 기자 dream@joongang.co.kr, 사진=강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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