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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명품 폭탄 세일에 관광 명소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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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프랑스의 마른 라 발레의 명품 아웃렛 매장 거리가 쇼핑객들로 붐비고 있다. [마른 라 발레=박경덕 특파원]

6일 오후 파리에서 동쪽으로 30분쯤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도시 마른 라 발레. 파리 디즈니랜드에서 멀지 않은 발되롭 도심 상가 한편에 '아웃렛 쇼핑 마을 라 발레'라고 쓰인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베르사체.셀린.바바리.페라가모.막스마라 등 명품을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60여개 매장이 아웃렛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이 곳에 입점한 매장들이 공통적으로 지키는 규칙은 딱 하나. 할인율이 최소한 33%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취급하는 물건이 6개월 정도 '유행이 지난' 것들이라 싸게 판다.

아웃렛 입구에 있는 베르사체 매장에 들어갔다. 한눈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들이 즐비하다. 천장이 높은 데다 곳곳에 대형 거울이 설치돼 매장은 넓고 쾌적했다.

늘씬하고 세련돼 보이는 한 여자가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그녀는 물건 가격이 "아주 싸다"고 했다. 옆에 서 있던 점원이 양복 몇벌을 보여줬다. 626유로에 파는 밤색 양복은 원래 가격이 1389유로(약 200만원)였고, 721유로짜리 감색 양복은 1601유로에 팔던 것이다. 둘 다 할인율이 50%가 넘었다. 이렇게 싸게 파는 이유를 묻자 "지난해 모델이라 그렇다. 그것 외에는 파리에서 파는 물건과 하나도 다른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점원은 "주중.주말 가릴 것 없이 손님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며 웃었다.

폴로 랄프로렌 매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매장의 특징은 다른 곳과 달리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권장가격과 할인가격을 비교해 커다랗게 써 붙여 놓았다는 것. 남자 신발은 49.99유로(권장가격 169.99~219.99유로)로 할인율이 70%가 넘었으며, 가죽 재킷(399.99유로, 권장가격 899.99유로)과 정장 셔츠(54.99유로, 권장가격 110유로)도 50%를 넘기고 있었다.

폴로 매장에서 만난 모니크 발자르는 "1년에 서너차례 여기 와서 옷을 사는데 특히 대폭 할인을 하는 1월과 7월에는 꼭 온다"고 말했다. 발자르는 이날 딸과 함께 라 발레를 찾아 열심히 딸의 옷을 골라주고 있었다.

'라 발레 아웃렛'은 어느덧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파리 국립고등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대만 출신 유학생 이천양은 "부모님이 파리에 관광 오셨는데 쇼핑도 할 겸 이곳으로 모셨다"며 "가격과 품질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폴로 매장 앞에 이르자 젊은 여자 두 사람이 한국말로 전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물건 가격과 치수를 물어보는 것으로 보아 한국에서 선물받을 사람과 통화하는 듯 싶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멋을 부리고 싶은 파리지엔의 핸드백을 파리의 명품 아웃렛 가게들이 파고들고 있다.

마른 라 발레=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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