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內 데이트中 안전사고 왜 자꾸 일어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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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 3월 한강 고수부지에 주차중이던 차가 강물에 빠져 두 남녀가 숨졌다.얼마전에는 전남여천시소호동 선착장에 차를 주차해놓고 차 안에서 심야데이트를 즐기던 중 차가 바다로 굴러 여자가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최근 선착장.강변.언덕 길 등에 주차해 놓은 차가 굴러 인명피해가 잦다.
사고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데이트중 주차브레이크를 치거나 차의요동으로 주차브레이크가 풀려 일어나는 사고로 보고 있다.
주차브레이크의 안전과 원리를 알아본다.
승용차 주차브레이크는 보통 손으로 레버를 당겨 작동하도록 돼있다.이 때문에 주차브레이크를 핸드브레이크라고 부르기도 한다(고급차의 경우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공간확보를 위해 클러치 페달 왼쪽 윗부분에 발로 작동하는 풋브레이크를 장착하기도 한다). 주차브레이크는 주차브레이크 레버를 위로 당기면 가는 철사를 20겹 정도 꼬아만든 케이블이 당겨져 뒷바퀴의 브레이크 라이닝뒤가 드럼(타이어가 장착되는 부분)에 밀착됨으로써 제동력을발휘하도록 돼 있다.〈그림 참조〉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주차브레이크 레버를 위로 당기는 힘의 7~8배의 힘이 제동장치에 전달된다.
레버를 당길 때 「드르륵」소리가 들리는데 이는 톱니바퀴 (라쳇기어)에 걸쇠가 걸리는 소리다.걸쇠가 톱니바퀴에 물림으로써 레버에 작용시킨 힘이 고정된다.주차브레이크를 풀 때 버튼을 눌러 주는 것은 톱니바퀴에 물린 걸쇠를 푸는 작용을 한다.
대우자동차 브레이크 설계담당자인 김형헌(金亨憲)주임연구원은 『주차브레이크의 결함은 케이블이 끊어지거나 늘어지는 경우,라쳇기어의 톱니가 마모된 경우 등을 상정할 수 있지만 실제 이같은결함이 발생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주차브레이크 케이블은 1만㎞,브레이크라이닝은 2만㎞ 주행할 때마다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정비관계자의 얘기다.
자동차 안전기준 관련법규에는 승용차의 경우 「40㎏(풋브레이크는 60㎏)이하의 힘으로 레버를 당겼을 때 적차(積車)상태에서 경사도 11.5도의 경사면에서 정지상태를 유지할 수 있거나제동력이 차량 총중량의 20% 이상일 것」을■요 구하고 있다.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의 최광호(崔光浩)연구원은 『주차브레이크를걸어 놓은 차가 구르는 것은 십중팔구 주차브레이크 레버를 쳤거나 너무 약하게 당겨 놓아 차가 충격을 받았을 때 브레이크가 풀리기 때문』이라고말했다.
주차브레이크의 성능이 완벽하더라도 경사가 심한 언덕길에는 가능한한 주차를 안하는 것이 최상책이다.불가피하게 주차를 할 때는 주차브레이크 외에도▲변속기기어를 1단(오토매틱 차량은 P,차가 내리막길 방향으로 서 있을 때는 후진기어)에 위치시키고▲핸들을 벽면쪽을 향하게 최대한 꺾어 놓으며▲바퀴에 굄목이나 돌을 받쳐 놓는 등 2중.3중의 안전조치를 하는 게 필요하다.
데이트중 차가 구르는 위험을 방지하려면 주차브레이크를 완벽하게 걸어 놓는 것과 함께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당부다.
車鎭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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