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육류유통기한 협상결렬 정부,WTO서 해결책 모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국의 대미(對美)통상협상의 기본자세가 바뀌고 있다.
한국은 미국측 주장대로 품목별.사안별로 양자간에 해결하자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보다 다자간기구인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지난 26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린 韓美무역실무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28일 외무부의 선준영(宣晙英)제2차관보는 회담결과 설명에서 『정부는 WTO내에서 우리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의연한 자세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따라서 정 부의 방침은『WTO분쟁 해결절차에 따른 협의과정에서 개선해야할 사항은 개선하고 WTO에서 보장된 권리는 주장함으로써 균형있는 해결책을모색한다』는 것이다.
〈관계기사 8面〉 이같은 정부의 대미통상자세 변화는 WTO가이전의 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과 달리 분쟁조정기능을 갖고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그동안 미국에 품목별로 협상해오면서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인상을 이번 기회를 통해 고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간에 통상마찰을 빚어온 육류 유통기한 문제가 사실상 타협이 결렬됨에 따라 미국이 한국을 WTO에 제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26일부터 3일간에 걸쳐 워싱턴에서 열린 韓美무역실무회담의 한국측 대표인 장기호(張基浩)외무부통상국장은 28일 『韓美 양국은 육류 유통기한과 자율화 시점등에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히고 『이에따라 이 문제는 WTO로 넘 겨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회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에서 『미국측은 육류 유통기한을대폭 늘릴 것과 유통기한 설정을 업계에 위임하는 자율화 시점도96년 7월까지로 당겨줄 것을 요구해왔다』고 밝히고『이에대해 한국은 자율화 시기를 98년까지로 하되 품목별 로 점진적인 단계를 밟아 나가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이견폭을 좁히지 못했다』고설명했다.
〈金鍾秀기자,워싱턴 金容日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