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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물렀거라 - 디젤 세단 거침없는 질주

중앙일보

입력


올해 수입차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디젤이다. 새롭게 선보일 차량만 약 10여 대가 넘는다. SUV차량에서 고급 세단으로 영역도 넓어지고 브랜드에서는 저마다 앞다퉈 신차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유가 급증으로 인해 연료비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는 4월이면 포드의 뉴 몬데오 2.0 Ghia TDCi가 국내에 상륙한다. 포드코리아의 첫 번째 디젤 모델이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으로 인정받고 있는 뉴 몬데오는 유럽의 최신 디자인 컨셉트인 ‘키네틱 디자인(Kinetic Design)’을 적용해 세련되면서도 다이내믹한 인상을 준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각종 주행장치와 편의장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편리하게 컨트롤할 수 있게 도와준다. 비슷한 시기에 볼보자동차코리아에서도 2400cc급 디젤 엔진을 장착한 The All-New XC70을 내놓을 방침이다. 볼보의 최고급 세단인 All-New S80의 골격을 기본으로 만들어져 세단의 안락한 승차감은 물론 디젤 엔진 D5 덕분에 온·오프로드를 넘나드는 파워풀한 성능과 뛰어난 연비를 갖추게 됐다. 안정성을 자랑하는 브랜드답게 The All-New XC70에는 볼보가 내세우는 안전 장치들과 더불어 사각지대의 움직임을 알 수 있는 정보시스템과 야간 곡선 주행 시 운전자의 가시성을 높여줄 바이제논 라이트 등의 새로운 기술이 추가됐다.

얼마 전, 메르세데스 벤츠는 대형 세단에서 찾아보기 힘든 1등급 연비의 The new S 320 CDI를 출시했다. 이로써 벤츠 전 세단 라인업에 CDI 모델을 구축하게 됐다. The new S 320 CDI는 S-Class 고유의 럭셔리함을 지닌 채 특수 필터로 미세한 입자까지 걸러내 배기가스를 최소화하는 청정엔진을 달아 친환경성을 내세운다. 또 디젤 엔진 특유의 떨림과 소음을 개선해 휘발유 차량에 버금가는 저소음·저진동·저매연을 실현했다.

지난해 이중접합유리와 신소재 사용으로 엔진의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최대한 줄인 재규어는 올 상반기 중 X-TYPE 2.2 D를 선보일 계획이다. X-TYPE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특유의 장인정신이 반영된 엔트리급 모델이다. 재규어 라인업 중 가장 컴팩트한 바디를 가지고 있어 박진감 넘치는 스피드와 민첩한 핸들링이 가능해 젊은 층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랜드로버 코리아 역시 상반기 내에 최상위 모델인 레인지로버 디젤을 공개할 예정이다. 웅장한 내·외부 디자인과 첨단 장치들로 고급스러움을 한껏 강조하고 친환경 3630cc 8기통 터보디젤엔진을 장착해 연비효율성까지 높였다.

소비자들이 디젤 차량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윤대성 전무는 경제적 측면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가솔린의 가격을 100으로 볼 때 디젤은 약 85%의 비용이 들고 연비 또한 가솔린보다 10~20% 높다”며 “종합적으로 디젤은 가솔린의 60% 정도에 해당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젤에 대한 선입견이 완화된 것도 변화의 원인 중에 하나다. 흔히 디젤 차하면 시끄럽고 시커먼 먼지를 뿜어내며 진동이 심한 차량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승용차 디젤이 출시되면서 한층 발전된 디젤 엔진에 고객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디젤 차량을 구입한 고객들도 같은 의견이다. 3년 전, 폭스바겐 골프 TDI를 구입한 여인영(35)씨는 “연비는 말할 필요도 없고 시내 주행이나 일생 주행에서도 토크가 마치 3000cc 이상이 되는 것처럼 매우 빠르게 치고 나간다. 차체도 튼튼해 아기를 태우고 운전하기에 안심할 수 있고 소음이나 진동도 실제로는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작년 초, 볼보의 All New S80 D5를 구입한 양 임(40)씨는 “전시장에 진열된 가솔린과 디젤 모델 두 가지를 모두 시승한 후에 망설임 없이 디젤 모델을 선택했는데 일반 사람들의 선입견과 달리 실내가 정숙하다”며 “연비는 굉장히 만족스러운데 비해 다양한 편의 장치가 조금 아쉽다”고 전했다.

한국수입차동차협회에서 제공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에 등록한 디젤 차량 수는 8744대. 전체 수입 차량(5만3390대)의 약 16%에 해당한다. 그 중에서도 푸조의 307SW HDi가 1007대로 수입 디젤차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도심형 출퇴근 용도에서 가족용·레저용까지 활용도가 높으며 2000cc HDi 터보 디젤 엔진을 달아 ℓ당 14.4㎞의 연비를 자랑한다. 최고 출력 138마력, 최대토크 32.6㎏/m에 해당하는 강한 파워를 보여준다. 두 번째로 높은 판매율을 보인 모델은 폭스바겐의 파사트 2.0 TDI. 2006년 5월 출시 이후 총 누적 판매 대수 1346대(2006년 358대, 2007년 988대)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의 김동훈 사장은 “디젤 차량의 인기는 똑똑해진 소비자들의 당연한 선택”이라며 “고연비·친환경·뛰어난 성능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경제적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해마다 디젤 수입차 시장은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윤대성 전무는 “국산 디젤 차량은 전체 승용차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수입 차의 경우 SUV를 제외하고도 10%를 넘어서고 있다”며 “올해는 디젤 승용차만 15%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hy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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