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전 태국 총리 내일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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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부패의 화신으로 낙인 찍혀 해외로 쫓겨났던 탁신 친나왓(59·사진) 전 태국 총리. 그가 28일(현지시간) 재기에 성공해 태국으로 귀국한다. 군부 쿠데타로 축출돼 해외 망명한 지 17개월 만이다.

친탁신 계열의 인사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www.hi-thaksin.net)는 26일 “탁신 전 총리가 28일 오전 9시 귀국할 예정이니 공항에서 그를 환영하자”는 글을 게재했다. 탁신의 법률자문 팀장인 피칫 추엔반 변호사는 26일 “탁신 전 총리가 경찰에 자진 출두해 보석금을 내고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탁신은 다시 태국 정국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탁신 정부 시절 그의 부패를 이유로 반탁신 시위를 주도했던 ‘국민 민주주의 연대(PAD)’는 “사막 순다라벳 총리가 이끄는 신정부는 탁신의 그림자 정부임이 명백히 입증됐다”며 “탁신이 돌아와 법정에 서지 않으면 거리로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탁신 계열 정당인 ‘국민의 힘(PPP)’은 “탁신 지지자 1000만 명을 동원해 PAD를 저지하겠다”고 맞섰다.

탁신은 1994년 정계에 입문한 뒤 98년 ‘타이 락 타이’당을 창설했고, 2001년 총선에서 압승해 총리에 취임했다. 경제·보건·교육·마약 정책 등에서 성과를 올려 태국 역사상 임기를 마친 첫 총리가 됐고, 2005년 재선됐다. 그러나 탁신 일가의 세금 탈루 등 부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패한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 독재자’로 몰렸고, 2006년 9월 군부의 무혈 쿠데타로 실각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여전히 높다. 그는 재임 중 저금리 융자, 무료에 가까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농민층을 최대 지지 기반으로 끌어들였다. ‘타이 락 타이’당의 후신인 PPP당도 지난해 12월 총선 당시 전국 농촌에서 탁신이 출연한 홍보 비디오를 상영하고, 그의 농민 지원 정책을 잇겠다고 공약해 승리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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