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6.27향해뛰는사람들 8.民選 경북지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선거를 70여일 남겨두고 경북에서는 출마예상자로 거론되는 이의근(李義根).이판석(李判石).구자춘(具滋春).오한구(吳漢九)씨중 어느 누구도 뚜렷이 판세를 이끌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다.여당후보자의 경우 중앙무대에서 활동했던 사람이라 아 직은 인지도가 낮은 편이고,야당후보자들의 경우 출마자들이 확정되지 못한 탓에 선거 자체가 이슈화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대다수의 주민도 경북지역은 선거바람이 불고 있지 않다고 그곳의 분위기를 전해준다. 경북의 선거판세를 가늠하는데는 여러가지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울 것같다.
우선 지역 정서를 살펴보면 기존 정당 중에서는 민자당 지지율이 그중 가장 높은 편이다.그럼에도 불구,과반수의 주민들은 이지역에서도「反민자,非민주」정서가 있다고 한다.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여당후보의 이 지역인지도는 아직은 낮은 편이다.반드시 출마하겠다고 하는 이판석씨의 지지도도 현시점에서는 낮다.반면 출마가 불투명한 구자춘.김우현(金又鉉).김각현(金恪鉉)씨등 현지 정치인들에 대한 인지도는 상 당하다.물론이러한 판도는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지지도가 재편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상의 여러가지 상반된 정서와 인물지지성향에 덧붙여 판세를 읽기 어렵게 하는 또하나의 변수를 추가한다면 지지정당이 없다는소위 무당파(無黨派)가 67.6%나 된다는 점이다.경북의 선거판은 여러 변수들이 뒤섞여 복잡한 모양새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야권이 연합전선이라도 구축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안개전선이 형성될 것이다.전통적으로 여당의 표밭으로 인식되었던 이곳은 각당이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어야 할 것같다.
中央日報 여론조사팀은 18,19일「경북 민선도지사」관련 전화조사(1천6백3명)를 실시했다.
18,19일 현시점에서 이 지역의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자들의 종합지지도를 보면 구자춘의원이 가장 앞선다.그 뒤를 출마가 불확실한 김우현 前경북지사,김각현 경북도의원,우명규(禹命奎)前서울시장이 뒤를 잇고 있다.이 지역의 독특 한 특징은 출마가 확실시되는 이판석 前산림청장과 이의근 前청와대 행정수석의 지지도가 앞서 거론된 사람들보다 뒤처진다는 점이다.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이유는 李前행정수석의 경우 중앙이 활동무대였던 탓에 아직까지는 지역기반이 약하고 ,李前산림청장도 의원이아닌 공무원 출신이라 워낙 선거지역이 넓은 경북에서 폭넓은 지지세를 확보하기엔 역부족인 탓으로 해석된다.그외 오한구 前의원도 일부에서 거명되고 있다.
아직 이 지역은 선거분위기를 타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아직 선거바람이 불고 있지 않다고 전해준다(82.7%).그렇다고 이 지역주민들의 「6.27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것은 아니다(관심있다:53.3%/서 울:49.3%).예상투표율도 비교적 높은 75.5%로 지난 총선때의 이 지역 투표율 77.7%의 선거열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거론되는 후보자들의 종합지지율이 차이를 보이는 것과 다르게 실제로 이들을 가상으로 붙여보면 모두 도토리 키재기다.
현재 민자당에서는 이의근씨를 출마시키기로 확정한 상태.이에 대응해 이판석씨가 자민련후보로,오한구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판세가 전개된다면 이의근씨가 약간 앞선다.그러나 속단하기는 어려운 형국이다.이 경우 유동층이 무려 57.3%나 되기 때문이다(가상대결1).만약 이의근씨에 맞서 이판석씨가 자민련후보로 나와 단둘이 붙게 되면 호각(互角)이라 우열을 판정할 수 없다(가상대결2.)그러나 이 경우에도 유동층이 무려 절반정도나 된다(53.3%).구자춘.김우현.김각현 .우명규씨등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세력이 갈 곳을 잃은 탓으로 보인다.
만약 구자춘씨가 자민련의 공천을 받게 되면 이판석씨는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가상대결3).이 경우에는 세후보 모두 대등한 힘겨루기를 하게 된다.
이러한 판세로 읽을 수 있는 것은 민자당의 공천을 받은 이의근씨의 경우 비록 본인에 대한 지지도는 미약한 편이나 여당의 고정지지표는 어떠한 대결구도에서도 업게 된다는 점이다.다시 말해 약20%의 고정지지표는 갖고 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이 지역의 민자당 지지도는 21.8%로 다른 정당의 지지도(민주 5.8%,자민련 3.6%,신민 1.2%)보다 높은 편이다.金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잘하는 편이라는 의견(53.
2%)이 반대의견(43.9%)보다 많 다.이 변수가 그대로 작용한다면 민자당측에 유리하다.
그러나 민자당측에서 안심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파가 67.6%나 되기 때문이다.더욱이 이 지역 주민들은 소위 TK정서로 불리는「反민자,非민주」정서가 존재한다는데과반수가 공감을 표하는 실정이다(54.1%).상 반된 정서가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또한 가상대결1에서 이판석씨와 오한구씨의 표를 합하면 25%정도가 돼 이의근씨를 앞지른다.가상대결3에서 구자춘씨와 이판석씨의 표를 평면적으로 합하면 35%정도된다.결국 현재 물밑에서진행되고 있는 야권의 연합전선 성사 여부가 판세 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은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인해 예측을 불허하는 싸움판이다.
구경꾼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흥미로운 게임이다.역대선거에서 보여준 여당지지성향과 TK정서의 한판대결이 예상되며,무당파의 향방에도 촉각이 곤두선다.
경북도민이 민선도지사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지역경제의 활성화(25.6%)와 농어촌 문제해결(19.4%)이다.그 외 물가안정,교통불편 해소,저소득층 지원,깨끗한 정치,교육시설 투자,올바른 세정(稅政)등을 요구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