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탐방기>車보험처리 손익분기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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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자동차 운전자나 교통사고 피해자가 자동차 종합보험의 내용을 제대로 몰라 받아야 하는 돈을 받지 못하거나 보험료를 더 내는등의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올해 35세인 한국재(韓國財)씨도 최근 이런 경우를 당할 뻔했다. 3년전 8백50만원짜리 엘란트라 승용차를 사서 종합보험에 가입한 뒤 계속 무사고이던 韓씨는 얼마전 골목길에서 차를 몰고 나오다 부주의로 전봇대에 부딪쳤다.
차 운전석 쪽의 앞 부분이 부서져 정비소를 찾았더니 30만원의 수리비가 나와 韓씨는 보험사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그런데 현장에 나온 보험사 직원은 『선생님의 경우 40만원 미만의 수리비는 보험처리 대신 직접 부담하는 편이 유리한데 요…』라며 말 꼬리를 흐렸다.이전에 연간 보험료로 31만여원을 냈던 韓씨는 의아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보험사 직원은 다음과 같이대답했다.
『보험 가입자가 사고를 내지 않으면 보험료가 매년 10%씩 싸집니다.그러나 일단 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면 그때부터 3년동안은 추가로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게다가 보험사가 임의로 정하는 할증률 10%를 적용받아 보험 료가 더 비싸질 가능성이 큽니다.
선생님의 경우 앞으로 3년간 사고를 내지 않는다는 가정아래 3년간 낼 보험료를 계산해 보면 모두 66만여원(할인 혜택을 받기 때문)정도입니다.그런데 보험사가 50만원 미만의 보험금을준 뒤 선생님을 불량고객으로 정해 10% 임의 할증을 했다고 가정해 보죠.그러면 선생님은 앞으로 3년간 98만여원의 보험료를 내야 합니다.그 금액은 보험금을 받지 않을 때보다 32만여원이 많습니다.
여기에 선생님은 차 수리비중 계약 조건에 따라 5만원 또는 10만원을 직접 부담해야 하므로 이를 더하면 선생님은 보험금을받는 대신 3년동안 약 40만원 정도를 더 내는 셈입니다.따라서 보험금이 40만원 미만이면 선생님이 직접 부 담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얘기지요.』 韓씨는 일견 수긍이 갔으나 『그러면 모든 차량의 손익분기점이 40만원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보험사 직원은 이에 대해 『소형차에 비해 보험료가 비싼 대형승용차는 손익분기점이 50만원으로 올라갑니다.대형승용차 운전자가 50만원 미만의 사고를 내 보험금을 받을 경우 3년간 더 내는 보험료가 43만원 정도이기 때문이지요』라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그러나 『보험금 40만원 미만을 받지않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고 전제,『보험료는 가입자의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가입자는 항상 자신의 여건을 따져가며받을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충고를 덧붙였다 .
가령 보험사들은 자사(自社)에 종합보험을 든 뒤 7년 이상 무사고로 보험료를 기본 보험료의 40~50%만 내고 있는 우수고객에게는 50만원 미만의 보험금을 받더라도 한번 정도는 보험료를 올리지 않기 때문에 이경우 보험금을 받는 것이 이득이라는설명이었다.
吳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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