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라이프>물과 安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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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물.공기.흙은 우리의 생명현상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또 숲은 깨끗한 산소를 제공해주고 오염된 대기를 걸러주는 허파구실을 한다.그러나 지금 우리 주변의 이런 요소들이 갈수록우리의 숨통을 죄고 있다.우리의 환경문제를 생각 해보는 전문가들의 환경칼럼 「그린 라이프」를 게재한다.
[편집자註] 세계 각국의 도적들이 스위스에다 돈을 감춰놓는것을 보면 스위스를 가장 안전한 나라로 보는 모양이다.
그러나 알고보면 전쟁에 대한 대비를 가장 열심히 하고있는 나라가 바로 스위스다.
집집마다 항상 2주일분의 먹을거리를 비축하고 있고 집을 지어도 3분의1은 지하에 묻어 유사시에 숨을 준비를 한다. 민방위훈련도 가장 철저히 한다.
스위스에 비하면 우리나라야말로 전쟁위험이 큰 나라다.
우리나라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전쟁위험수당까지 받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는지 알수있다.
작년봄만 하더라도 우리는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하여 민방위 훈련도 열심히 하고 라면사재기도 했었다.
그러나 과연 정말로 우리나라에 전쟁이나 난리가 난다면 총알을피할 수가 없어 죽고 라면이 없어 목숨을 잃을까.
그것보다는 앞으로 물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지도모른다. 전쟁이 나면 수돗물이 어떻게 제대로 나오겠는가.
그러면 우리는 지독히 오염된 안양천 물이나 낙동강물.영산강물을 그대로 마실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오염된 물을 마시고도 목숨을 잃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물은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안보문제다. 정말로 우리정부가 국민의 안보를 염려한다면 물문제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선진국치고 유사시에 대비,국민을 위한 물대책을 세워두지 않은 나라는 한곳도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구가 더 늘어나고 산업도 더 발달하게 될때 인간에게가장 중요한 자원중 하나가 무엇이 될까.
그것은 석유도 아니고 금도 아니고 바로 물이다. 앞으로국가간 경쟁은 수자원을 가진 나라와 못가진 나라 사이에서 결정날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물관리에 너무 무신경했다. 강물을 더렵혀놓고는 집에 정수기를 달고,지하수를 사다마시고는 물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안심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단 강물이 오염되고 나면 그 물로 지은 농작물이 오염되고 또 그 강물이 흘러드는 연안의 수산물이 오염된다. 그런 농작물과 수산물을 먹는 사람들이 마시는 물만 깨끗한 것을 찾아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르완다나 소말리아에서 전쟁중 오염된 물을 마시고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겸허한 마음으로 되새겨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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