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發祥地-상서로운 기미를 받은 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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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에 의하면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주재(主宰)하는 것은 「천명」(天命)이며 그 천명을 받아 「하늘」대신 인간을 다스리는 자가 천자(天子)또는 왕이다.그래서 하늘이 혹 재앙을 내릴 조짐이라도 보이면 천자는 평소 부덕의 소치로 알고 덕을 닦는가 하면 직접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한다. 따라서 왕의 재위기간중 천재지변이 자주 일면 왕위를 존속시키기가 어렵게 된다.천명을 익히 알고 있는 백성들이 등을 돌리기 때문이다.곧 왕은 민심의 향배를 통해서도 천명을 가늠할 수있다.그래서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하늘은 천명을 직접 보여주기 보다는 사전에 어떤암시를 준다.예를 들어 지진이나 가뭄.일식 등을 통해 일차 경고를 하는데 그것이 이른바「기미」(機微)다.
하지만 천자의 부덕이 정도를 넘어 패덕(悖德)과 폭정을 일삼으면 하늘은 명을 거두어 들이게 된다.일종의 불신임인 셈이다.
대신 명을 다른 이에게 전하게 되는데 그 기미를 재빨리 알아 차리고 새 왕조를 세우는 것이 소위 혁명(革命)이 다.「천명을바꾼다」는 뜻이다(「革命」참고).
물론 혁명을 일으키는 자에게도 하늘은 직접 일러주는 법이 없다.대신 상서로운 기미를 내려주는데 그것을 「정상」(禎祥)이라고 한다.
발상(發祥)이란 「상서로운 기미(禎祥)를 내려준다(發)」는 뜻이며 그것을 받은 땅을 발상지(發祥地)라고 한다.곧 천자나 왕의 출생지가 되겠으며 후에는 민족의 발원지도 발상지라고 했다.그렇다면 우리 민족의 발상지는 태백산(太白山)신 단수(神壇樹)아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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