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과학위성 KOMSAT 99년 발사예정 美제작현장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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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우리가 한국형 다목적 인공위성(KOMSAT)의 공동개발자로 선정된 것은 한국에도,그리고 우리에게도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 줄것입니다.』 미국 LA에서 만난 세계적 인공위성제작회사인 TRW의 KOMSAT사업단장 그로닌저는 지난달 사업자로 결정된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탓인지,다소 들뜬 어조로 한국형 위성의 사업계획을 설명했다.
『지상의 직경10m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표면탐사용 컬러고해상도 카메라,바다 플랑크톤등 생물.지리적 변화를 측정하는 저해상도 카메라,지구자장측정센서,국제위성통신용 실험장치,성층권탐사장치…』.
그는 한국형 위공위성이 갖게될 기능을 하나하나 열거한 뒤 『총 다섯개의 기능을 갖는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1개 경량급 위성에 한두개의 기능만을 탑재하는 것이 보통인 상황에서 이번 한국형 위성은 그야말로 한국엔 유리한 「파격적인조건」이었음을 말하고자 하는 듯 했다.
수없이 다양한 인공위성을 막연히 비교한다는 것이 무리인 줄 알면서도 한국형 인공위성의 세계적 순위를 거듭 요구하는 물음에한 연구원은 잠시 망설인끝에 「더 베스트 소 파」(The best so far)라는 말로 기자의 마지막 우려 를 말끔히 씻어줬다.현존하는 위성관련 첨단기술은 모두 동원되는 세계 최정상급이라는 말이었다.
한국형 다목적 인공위성은 국내 위성사업을 우리별1.2호(현재가동중)와 같은 실험용 차원을 넘어 지구표면촬영등 첨단.실용화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주도로 추진돼왔다.1천6백50억원에 달하는 사업규모는 미국 우주기업들간의 경쟁을 유발했고 우리측은 이를 계약과정에서 십분 활용할 수 있었다.위성 수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확실한 기술전수의 기회를 잡았다는 점이다.이번 위성은 삼성항공.대우중공업.대한항공.한라중공업등 국내기업이최고 65%의 국산부품을 생산하도 록 돼있다.또 항공우주연구소를 비롯한 각 연구기관과 부품생산을 맡은 기업체의 전문가 56명이 오는 6월부터 단계적으로 미국에 파견돼 TRW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가며 설계에서 제작까지 전과정을 1대1로 조를 이뤄진■토록 돼있다.더 나아가 국내에서도 컴퓨터망 연결을 통해 미국에서 진행되는 과정을 중복수행할 예정이어서 우리는 경험인력을두배이상 확보할 수 있다.
이번 사업에서 TRW가 우리에게 기술이전등 유리한 계약조건을제시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TRW 차세대 시스템기획실장겸 이사인 이재민(李載敏)박사는 『이 위성이 뜨는 99년께면 우리나라도 무난히 인공위성기술보유국이 될 것』이라고 기 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 하나의 장점은 개발과정에서 얻어지는 새로운 기술은모두 국내 소유로 계약이 돼있어 부품의 중복제작을 통해 똑같은동체를 2개이상 만들 수 있으며 향후 탑재체만 바꿔 기상위성.
군사위성.통신위성을 손쉽게 우리손으로 발사할 수 있고 수출도 가능하다.
현재는 세계 각국의 위성이 우리나라를 내려다 보는 상황이지만21세기 들어 이 위성이 6백85㎞의 상공에서 지구를 남북방향으로 90분에 한번씩 도는 상황이 오면 우리도 세계 곳곳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리돈도비치(美 LA)=李孝浚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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