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 밝힌 李회장 北京 기자간담회 발언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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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李회장의 발언전제〉 기업하는 사람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는 버릇이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잘 새겨들어 달라.문민정부아래서 언론의 책임이 크며 정말 잘해주어야 하는데,비판을위한 비판을 할 것이 아니라 양극을 잘 이해하고 건설을 위한 비판을 해야한다.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세계화를 통해 21세기 초일류국가로 가기위한 이야기를 오프 더 레코드(보도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말한다.
〈정치와 관료행정의 수준〉 ▲보도내용=21세기 준비가 미흡하고 국제수준과 격차가 크다.정치인은 4류,관료행정은 3류,기업은 2류급이다.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허가권을 쥐고 규제를 가하는관료의 수준이 바뀌어야 한다.
▲발언진의=21세기 초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설명한 것이다.현재의 우리정부가 4류라는 뜻이 절대 아니다.
실제 발언내용도 정치력.행정력.기업경쟁력이 4류,3류,2류라고 했지 정치인과 관료.기업을 지칭한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낮은 수준에 대한 책임은 정부.국민.기업 모두에게 있으니 언론이 이를 잘 여론化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달라는취지였다.
정부.국민.기업의 3위일체론을 재강조한 것이 왜곡보도됐다.
특히 기자가 현정부와의 밀월관계를 질문하자 웃으면서 『소문과다르다.나는 현정부에 안티(Anti)아니냐』고 농담조로 답했는데 거두절미(去頭截尾)됐다.실제 일반인들로부터 정부와 삼성이 너무 밀착돼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는 가 운데 농담조로던진 말이 확대해석된 것이다.
〈규제완화〉 ▲보도내용=현 정부가 들어서도 규제완화된 것이 없다.반도체 공장 하나 허가받는데 도장이 1천개나 필요하다.
▲발언진의=문민정부 출범후 행정규제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일부 공무원사회에서 규제완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또 이로인해 규제완화가 지연될 가능성에 대한 걱정도 있다.
규제완화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너무 늦어지게 되면 초일류 국가 건설이 그만큼 지연된다는 생각에서 규제완화의 필요성을강조한 것이다.
이번 중국방문에서 보니 중국정부도 첨단 산업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고 공기업 민영화등 민간 자율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어 잘못하면 중국에 뒤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생겨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는 차원에서 한 얘기다.불만을 표출한게 결코 아니다.
규제완화가 어렵다는 것을 잘알고 있기 때문에 기업인이 대통령이된다 해도 쉽게 될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승용차사업권〉 ▲보도내용=정부와 밀월관계로 사업권을 따낸 것이 아니라 부산시민들이 불만을 터뜨려 허가가 난 것이다.
▲발언진의=승용차 사업허가가 삼성에 대한 특혜라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현 정부에 대해서도 큰 부담이고 삼성으로서도 부담이아닐수 없어 이같은 시각을 교정시키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 인용, 보도된 것이다.
신호공단분양과 관련해 부산시가 일부 지주들의 주장을 받아들여고가로 분양할 경우 삼성으로서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자동차의 경쟁력이 상실되고 업적이 나빠지면 부산시의세수도 줄어들고 확대 재생산에 의한 고용창출이나 중소기업육성이불가능해진다.
따라서 바람직한 방향은 땅값을 조금 낮추어 책정, 기업경쟁력을 키워준다면 장기적으로는 부산시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농사꾼에게 종자를 주어 파종하도록 해 가을에 많은 소출을 올리도록 하는게 장기적으로 유리한 것이지 단기적 이익을 노려 종자를 뺏어버린다면 농사는 지을 수도 없다는 요지의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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