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년 전통의 독일 오케스트라 게반트하우스 첫 서울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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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고희를 2년 앞두고 있는 세계적 거장 쿠르트 마주어.지난해 뉴욕필하모닉과의 내한무대에 이어 이번엔 「친정식구들」과 함께 한국에 온다.
오는 26~28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을 갖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마주어가 25년간 공들여온 치밀한 앙상블을 선보이게 됐다.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슈타츠카펠레 다음으로 가장 오래된 2백1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교향악단이다.
옛 동독의 라이프치히는 작센공국(公國)때의 대표적인 상업.대학도시였고 바흐가 성 토마스교회의 오르가니스트 겸 지휘자로 봉직했던 곳.부유한 상인들의 집에서 연주자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연 것이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모태다.
1781년 직물공장 옥상을 콘서트홀로 개조해 만든 「게반트하우스」는 직물공장이라는 뜻.창단 당시는 바이올린 수석주자인 악장이 지휘자를 겸했다.
게반트하우스 옛 건물에서 마지막으로 연주한 피아니스트는 슈만의 아내 클라라.창단 1백주년 기념으로 착공된 노이에 게반트하우스는 1884년 대강당 1천7백석,소강당 6백40석 규모로 완성됐다.제2차 세계대전때 연합군의 폭격으로 파괴 된 이 건물은 지난 81년 창단 2백주년을 맞아 새 모습으로 단장했다.
창단 당시 27명에서 2백명 규모로 불어난 단원들은 3개의 체임버 오케스트라,9개의 현악4중주단,3개의 목관5중주등을 구성,실내악으로 탄탄한 앙상블 경험을 쌓아오고 있다.
카를 라이네케.아르투르 니키쉬.빌헬름 푸르트벵글러.브루노 발터 등 기라성 같은 지휘자들이 이 악단을 거쳐갔다.
특히 1835년 상임지휘자에 취임한 멘델스존은 레퍼토리의 확대,단원 봉급인상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게반트하우스에서 최초로 지휘봉을 사용한 그는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복원연주해 바흐 연주붐을 예고했다.
게반트하우스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초연한 곡들도 고색창연하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황제」』,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브루크너 『교향곡 제7번』,슈만 『교향곡 제1,2,4번』,멘델스존 『교향곡 제1~3번』,바그너 『「뉘른베 르크의 마이스터징거」서곡』 등 음악사에 빛나는 명곡들을 초연했다.
이번 공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협연으로 들려줄 멘델스존『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역시 1845년에 초연한 곡.
쿠르트 마주어는 첼로.피아노.작곡수업을 두루 거친 지휘자.독일 레퍼토리만을 고집하던 게반트하우스에서 차이코프스키를 처음 연주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그는 90년 12월 갑자기 병석에 드러누운 레너드 번스타인 대신 멘델스존의 『엘리야 』를 지휘한것이 인연이 돼 91년부터 뉴욕필 상임지휘자도 맡아오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의 연주곡목은 브람스 『교향곡 2번』과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26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과브루크너 『교향곡 3번』(27일),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과 『교향곡 7,8번』(28일).
李長職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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