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로열층 기준변화-저층.상가인근 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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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저층선호=22층짜리의 경우 그동안은 로열층(5~18층)다음으로 꼭대기층을 제외한 층이 먼저 팔리는게 상례였다.그러나 최근들어 땅과 가까워야 땅의 기운을 맡으면서 살 수 있다는 설이수년전부터 신문지상에 발표되면서 전에는 거들떠보 지도 않던 저층이 도리어 먼저 팔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현재 104동의 경우 3.4층 12가구 전부,2층은 6가구중 5가구,1층은 3가구가 팔렸다.
반면 20~22층 18가구 전체와 19층 3가구가 아직 팔리지 않고 있다.111동도 18~22층중에서 18층 한가구만 팔렸을 뿐 나머지는 모두 비어있고 반면 4층은 4가구와 3층은 3가구가 팔리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다른 동도 16층이상은 태반이 비어있는 반면 1~4층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단지 전체적으로 20층이상은 1가구만 팔렸으나 1층은 6가구나 팔려 먼지 많고 시끄럽다고 기피해온 1층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판매시점면에서도 104동 3~5층은 로열층중의 로열층으로 분류되는 10~12층과 비슷한 시기에 팔렸다.
준 로열층인 6~9층,13~18층보다 먼저 나간 것이다.
한편 4층이하 계약자의 연령층을 분석한 결과 1~3층 계약자의 80%이상이 50대이상이거나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K&K 권진영(權震榮)사장은 『땅기운을 중시하는 최근의 추세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대한 막연한 공포,쓰레기 투입구 봉쇄,아파트의 노인수요증가등 복합적 요인으로 고층보다 저층을 선호하는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조권=32평형 6개동은 모두 남향으로 배치돼 있는데 이중전혀 일조권방해를 받지 않는 104,105동이 가장 잘 팔렸다.일조권 선호현상은 「」」 형태인 113동에서 확연히 드러난다.아래 조감도에서 왼쪽으로 튀어나온 두줄 때문에 햇빛이 가려지는 줄은 21가구중 1가구만 팔린 반면 나머지 줄은 12가구,10가구,8가구가 팔려 대조를 보였다.
◇편익시설 인접여부=비슷한 여건의 동이라도 단지내 상가와 가까운 동이 빨리 팔렸다.나란히 동쪽을 보고 있는 24평형동인 102,103동중 상가와 붙어있는 102동의 판매율이 49%인반면 103동은 38%에 불과했다.이같은 현상은 상가와 가까울수록 소음과 주차문제등으로 기피하던 통념과는 상반돼 관심을 끌었다. 또 상가보다 유치원과 인접한 동을 선호하고 있다.유치원과 인접한 112동이 55%,111동이 61%나 팔려 상가와 인접한 102,103동보다 더 잘 나갔다.이는 4개동이 모두 젊은층 소비자가 많은 24평형으로 자녀들이 단지내 도로 를 지나지 않고 유치원을 다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망권=앞이 하천과 야산으로 탁 트여 있는 104,105동의 판매율이 각각 80,67%로 가장 높았다.같은 동향,같은 24평형중에서 단지 중간에 위치해 조망권이 보장되지 않는 106(19%),109동(10%)의 판매율이 앞이 트 인 102,103,112동보다 훨씬 낮았다.
◇사생활보호=비어있는 곳이 태반인데도 남들이 거들떠 보지 않는 귀퉁이 호수인 102동의 꼭대기 22층 1호,105동의 1층 6호가 먼저 팔린 사례도 있다.102동은 16층이상,105동은 2층이하가 모두 비어있는데도 유독 귀퉁이를 택한 것이다.
대한부동산신탁 김정렬(金淨烈)토지신탁5팀장은 『지금까지 중간층대의 로열층.남향여부등이 선택기준이 됐으나 아파트 인구가 늘어나면서 「입맛」도 저층이나 일조권.프라이버시.조망권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분양가나 시세도 이같 은 복합적인요인에 따라 차등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글=申 成 湜 기자 일러스트=BIN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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