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왜 안느나-불투명 경기대책에 투자위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종합주가지수가 연중 최저치 수준에 바짝 근접하는등 주식시장이맥을 못추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고객예탁금은 마치 얼마나 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듯이 계속 줄고 있고 미수금이나 신용융자잔고도 감소하는등 증시에 자금기근이 들었다.
작년 11월10일 3조7천억원에 달했던 고객예탁금은 11일 현재 2조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미수금과 신용융자잔고도 작년말 이후 최근까지 각각 2백34억원과 1천1백84억원이 줄어들었다. 일부에서는 증시자금이 6월 지자제 선거자금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그러나 과거 다섯차례의 선거에서 선거전 2개월간 고객예탁금이 줄어든 것은 두번뿐이고 나머지 세차례는 모두 늘어났던 것을 보면 이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없다.
그보다는 일반투자자의 최근의 장세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일반투자자들을 시장에서 떠나게 하고 있다는 분석에 점수를 더 줄수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의 경제성장률을 8%가 넘게 수정전망하는등 정부가 보는 경기는 아직도 밝다.
하지만 정부는 부분적인 과열을 진정시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본격적인 「경기(景氣)장세」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점이다.
또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경기양극화 현상(중화학공업과 경공업,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경기활황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의 원인은 금융실명제에서 찾을 수 있다.아직도 활황과는 거리가 먼 기업들의 대부분은 비제도권(私債)시장의 이용빈도가 높은 기업들이다.실명제 실시 직후 일부 중소기업들이 도산했다고는 하지만 실명제의 효과가 시간을 두고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장세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유일한 호재인 경기전망이 이럴진대일반투자자 들이 시장을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
작년 주가가 2백포인트 이상 올랐을 때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일반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宋尙勳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