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시그램에 넘어간 MCA社의 장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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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캐나다의 주류(酒類)재벌 시그램이 최근 일본의 마쓰시타로부터인수한 MCA社의 장래에 관해 전망이 분분하다.할리우드 비즈니스에 멋모르고 뛰어들었다가 돈만 잔뜩 날리고 밀려난 경우가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20년을 돌이켜보면 일본 소니,프랑스 크레디리요네,미국트랜스아메리카 같은 세계굴지의 재벌이나 존 클룩.멜빈 사이먼 같은 거물들이 명멸했다.이들이 할리우드에 쏟아 부은 돈은 수십억달러에 달하지만 변화무쌍한 영상산업의 속성을 간과했다가 예외없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이들중 소니(컬럼비아社)만이 가까스로버티고 있다.
근래 할리우드 영화산업은 제작단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바람에미국내에서 이문이 가장 박한 업종이 돼 가고 있다.실베스터 스탤론을 주인공으로 쓰려면 2천만달러 정도는 줘야 한다.작년 영화 1편의 평균제작비는 5천4백만달러로 전년대비 15% 올랐다.연간상승률로는 사상최고였다.
이런 여건에서 에드거 브론프먼 Jr 시그램(39)회장을 새 선장으로 맞이한 MCA가 순항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는 것은당연하다.
시그램 주식보유자들 가운데는 『브론프먼회장이 스타욕에 사로잡혀 무모한 모험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는 쪽이 있는가 하면 『세계영화시장의 급팽창 추세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혜안(慧眼)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치켜세우는 쪽도 있 다.
브론프먼 본인은 『2년전 타임워너社 지분 14.95%를 사들일 때부터 흥행사업에 대해 열심해 연구했다』며 성공을 호언하고있다. 전문가들은 할리우드에 뛰어든 대자본의 성공요건으로 뛰어난 창의력과 오랜 경험을 두루 갖춘 영상인재들의 적재적소 활용을 첫손가락으로 꼽는다.아직 30대인 브론프먼회장이 자기 주변의 젊은 인물들에게만 지나치게 기울어질 경우 위험하다는 지적도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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