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홍보 패턴변화-매스컴위주서 지역유대강화.해외쪽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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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세계화.지방화 시대를 맞아 기업의 홍보 역할이 크게 부각되고있다. 종전의 기업홍보는 대(對)매스컴 관련 위주였으나 이제는지역주민은 물론이고 때로는 국회등의 로비와 관련한 정보수집 활동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자제 실시를 앞두고 공장의 인허가.증설등과 관련해 단체장과 지역주민의 여론이 중요해지자 지역유대를 위한 홍보활동을중시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이같은 추세를 타고 홍보맨의 사내 지위도 높아져 최근 아남그룹의 양인모(梁仁模)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등 「홍보맨 톱 경영인」시대가 열렸다.
부사장 자리에도 대우의 김욱한(金昱漢).선경의 최시호(崔時浩.기획실장보좌역).삼성의 이희준(李熙俊.회장비서실장 보좌역)씨등 홍보맨이 포진한 상태다.
기업의 해외진출이 확대되자 해외본부에 홍보 전담팀 신설을 서두르는 기업들도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유럽.미주.중국등 해외본부에 전담 홍보팀 진용을 갖추기로 하고 상반기중 일본에 첫 홍보맨을 파견키로 했다.지금까지 해외본부의 홍보는 현지 마케팅맨이 부수적으로 맡아왔다. 이 회사 본사 홍보실은 「공격홍보」전략을 시도,다음달중 중국 유력지 현지기자들을 한국에 초청,현지 마케팅의 측면 지원을 하기로 했다.중국외에 스위스.러시아등 언론인들도 불러 모으고 있다.
선경그룹도 美뉴욕에 본부를 둔 미주경영기획실에 97년초 전담PR맨을 파견키로 최근 결정했다.
중견그룹들도 달라지고 있다.
진로그룹의 葛天文사장은 홍보를 관장하는 비서실장 출신으로 현재GTV사장과 특수사업담당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나산그룹은 최근 시중에 계열사의 자금위기설이 나돌자 「진상홍보 대책반」을 구성,진상조사및 대외설득에 나섰다.고합(高合)그룹의 러시아 프로젝트는 극소수(4명)만이 관여하는데 이중에 홍보맨이 끼어있다.
㈜거평의 나선주(羅善柱)사장은 지난해 대한중석 인수 후 대외홍보가 기업성패를 크게 좌우한다고 보고 스스로 홍보 책임을 맞고 있다.
홍보실은 이밖에도 증권사에 전적으로 맡겨왔던 투자설명회에 참여,주가관리에도 나서는 추세다.현대그룹은 광주지역에서 실시하는「무등산을 살리자」와 같은 환경정화 캠페인을 전국 사업지로 확대하며 폐기물 열처리공장 등을 확충할때 지역주민 을 상대로 환경교양 프로그램과 공장견학을 실시할 계획이다.
총수의 인물부각 임무에도 홍보실은 중요해지고 있다.
LG그룹 홍보실은 구본무(具本茂)신임회장의 개인 퍼스낼리티를「홍보 상품화」하는 이른바 PI(President Identity)활동에 주력중이다.
〈李重九.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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