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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길이있다] 파킨슨병, 한·양방 병행치료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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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은 뇌의 퇴행성질환 중의 하나로, 동작이 잘되지 않는 이상운동질환에 속한다. 팔다리를 잘 움직이지 못해 중풍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중풍은 엄연히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질병이므로 근본적으로 다르다.

문제는 중풍처럼 영상 진단으로 명확하게 잡아낼 수 없다는 점이다. 다만 파킨슨 특유의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사후 뇌 부검을 해보면 흑질이라는 부위가 누렇게 변해 있다는 사실에서 뇌흑질 변성질환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파킨슨병의 원인이 흑질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파킨슨병은 너무나 뚜렷한 특징적인 증상을 갖는다. 진료실에 걸어 들어오는 모습만 보고도 쉽게 진단할 정도다.

예컨대 편안히 쉬고 있을 때 손·다리·턱 같은 부위를 떤다. 행동은 느리며, 관절 움직임도 뻣뻣하다. 걸음걸이가 구부정해 앞으로 쓰러질 듯한 자세, 얼굴에 웃음이나 슬픔에 대한 표정이 줄고, 대·소변 장애까지 일으킨다.

이처럼 다양한 증상 때문에 어떤 통계에선 80%가 오진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치료는 약물·작업·수술·언어·물리치료가 있으며, 가장 기본적인 약물치료는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6∼7종류로 나눠진다.

약물 투여의 시작은 개인적인 결정이고, 장애와 불편 정도에 달려 있다.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도 개인차가 있어 일률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환자의 사회적 활동·직업·심리적인 조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파킨슨병에서 약물을 쓰는 것은 증상 호전을 위한 것이지, 근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심지어 아직까지 파킨슨병의 진행을 막는 약물은 개발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환자에게 분명한 목표는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있다.

이런 면에서 한방치료의 역할이 있다. 미국 통계를 보면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다양한 약물이 등장했음에도 40%가 대체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자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증상이 진행되면 지금까지 개발된 약물들이 표준치료가 된다. 한방치료는 양약을 시작하기 전까지 가벼운 초기단계, 양방의 표준치료와 한방의 병행요법이 시도된다. 한방치료의 역할은 표준약물 복용 시 나타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불편한 증상에 대한 대증요법이다. 또 표준약물의 약효 지속시간이 줄어드는 마모현상 방지, 우울증 개선, 면역력 향상 등에도 효과가 있다.

떨림과 근육강직 예방과 치료에 억간산·반하후박탕·작약감초탕를 쓰고, 도파민보충제의 혈중농도를 안정화하기 위해 육군자탕이 주로 사용된다. 이들과 관련해 일본에선 많은 증례보고를 했다. 특히 육군자탕은 도파민의 흡수과정을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천궁이 들어간 천궁다조산과 억간산은 도파민대사효소(COMT)를 저해한다는 연구가 한방약물의 효능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기호 교수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2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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