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코너>韓農인수 진두지휘 동부화학 孫建來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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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동부화학 손건래(孫建來)사장(59)은 일복이 많은 사람이다.
한국자동차보험 사장을 5년간이나 지내다 동부산업(무역업)사장과 그룹경영조정본부장(기조실장)을 겸임해 1년여간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그후 동부화학 한 회사만 맡아 차분히 챙길 수 있나 싶더니 작년말 한농그룹인수 일이 느닷없이 그에 게 떨어졌다.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주식을 인수하느라 온갖 묘안을 다짜냈다.인수과정에 쏟아지는 지탄을 감수해 가며 간신히 경영권을장악했으나 이번에는 또다른 감투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인수한㈜한농과 한정화학의 대표이사부회장 을 겸임토록 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요즘 세 회사의 대표로 서울 초동과 신사동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 오간다.
『사실과는 다른 내용들이 한농의 前경영인을 비롯한 사내외 반대세력으로부터 흘러나가 이를 해명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일부노조세력들이 이같은 주장을 그대로 믿고 새 주인을 낯설어하는 것이 문제였다』고 털어놨다.그는 또『물리적 결합 은 완성됐으나화학적 결합은 미완』이라며 『화합을 위해 한농의 기존인력을 그대로 활용하고 노조와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孫사장은 앞으로 농약부분은 대기업참여에 대비해 수성(守城)에힘쓰고 농약원료합성.고분자합성.의약 등으로 다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81년 미륭건설 사우디본부장을 지내면서 사우디 건설시장에서 황금을 쓸어다 준 덕분에 김준기(金俊起)회장의 돈독한 신임을 얻게 됐다는 후문이다.이때 번 돈은 동진제강(現 동부제강)인수 등 그룹확장의 종잣돈이 됐다고 들린다.
孫사장은 수치에 명수다.복잡한 보고서를 단번에 읽고 잘못된 수치를 지적해 내 부하직원들이 혀를 내두른다.치밀하면서도 밀어붙일 때는 불도저라 신망이 두터우나 작은 일에까지 너무 간섭한다는 직원들의 원성도 가끔 듣는다.한농인수 과정에 서 동부화학이 허위공시를 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돼 있어 그 해법에도 요즘 골몰하다.
趙鏞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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