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에만 탐닉 채팅族-PC통신 이용백태 신조어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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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 PC통신인구가 7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용자들의 행태가 재미있는 신조어를 낳고 있다.
PC통신을 즐기는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취미.주머니 사정 등에 따라 가장 경제적으로 꼭 필요한 서비스만을 이용하는 나름대로의 재주(?)를 터득하고 있다.
PC통신족은 통신을 하는 행태에 따라 채팅족.다운로드족.열람족.게임족.토론족등 다섯가지로 분류된다.
채팅족은 얼굴도 모르는 상대방과 오로지 잡담(채팅)만 즐기는중증(重症)에 빠져 다른 정보 이용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에게붙여진 말.다운로드족,일명 복사(複寫)족은 원하는 정보만을 무차별적으로 베껴 정보욕구를 채우고 단말을 꺼 버리는 사람들을 말한다.복사족은 정보이용시간이 적어 PC통신업체의 기피인물들중하나로 꼽힌다.
열람(read only)족은 말 그대로 게시판을 보거나 필요한 정보만을 읽는 부류로 이용자가 가장 많고 실속파라는 평가다.또 게임족은 「나의 유일한 낙(樂)은 온라인 게임」이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게임에만 몰두하는 게임광을 일 컫는 말.이들중에는 특히 10대가 많아 부모들의 핀잔도 종종 듣는다.
다투지 못해 한이 맺힌듯 시간만 나면 말싸움을 거는 사람들은토론족이라 불린다.때로는 현학적이고 깊이 있는 논쟁이 붙기도 하고,사회적인 관심사를 놓고 설전(舌戰)이 오가기도 한다.그렇지만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은 삼가는 것이 기본 적인 통신예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밖에 PC통신 베테랑이 초보자를 가장해 상대방에게 귀찮을 정도로 질문을 던져 신경을 건드리는 사이비 초보족을 비롯해 채팅을 즐기는 시간대별 모임이란 뜻의 초채모(초저녁).심채모(심야).아채모(아침)란 말도 유행하고 있다.또한 전 화요금이 아까워 집에서는 전혀 이용 안하고 학교나 회사에서만 접속하는 얌체족,미팅건수 올리기가 목적인 미팅족도 있다.
이같은 신조어와는 달리 통신인들의 사회를 지칭하는「네티즌(Netizen)」이라는 말도 최근에 쓰이기 시작하고 있다.이 말은 「통신망」을 뜻하는「Network」와 「시민」을 뜻하는「Citizen」의 합성어로 X세대나 오렌■족.미시족 등 특정 세대의 일부 계층을 일컫는 집단보다 광범위한 연령층이 참가하고 있다. 통신인들은 네티즌을「서로 떨어져 온라인통신으로 대화를 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공동체」로 정의하며 이 사회의 또 다른 이익집단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梁泳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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