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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개발현장>포항산업기술硏 촉매 실험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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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경북 포항시 효자동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소(이하 산기연) 연구1동 3층에 자리잡은 1백평 정도의 촉매실험실.밤 늦도록 불이꺼질 줄 모른 채 어느덧 희뿌옇게 밝아오는 새벽을 맞고 있다.
이재성(李在成)포항공대 교수겸 산기연 연구위원과 이시훈(李時勳)산기연 연구원등이 이산화탄소촉매실험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이곳은 포항제철이 지난해 초 급박하게 의뢰한 이산화탄소 재활용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현장이다.언뜻 보기엔 이상하다.포철산하 연구소에서 철강기술이 아닌 웬 환경기술개발에 열을 올리는가 싶어서다.
하지만 포항제철은 국내 어느 업체보다 환경기술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포철 자체가 한전과 함께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는 지구온난화 현상을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대폭 줄이기로 합의해 놓은 상태이기도 하다.일본의 제철소들은 지난 87년부터 통산성 지원 아래 공동으로 이산화탄소 활용기술개발에 들어가 있다.
아같은 국제 추세에 따라 포철도 이 과제의 해결이 시급해진 것.이재성 연구팀은 포철보다 마음이 더 바빠졌다.외국과의 7년간이라는 연구시차를 극복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연구팀의 연구초점은 이산화탄소가스를 활용해 뭔가유용한 것을 만들어보자는 쪽으로 모아졌다.
포철의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유연탄에서 코크스를 만들때 나오는 코크스 가스에서 수소를 분리한 뒤 이 둘을 합쳐 메탄올을 만들자는 것.이산화탄소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하고 전량 수입하는 메탄올도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판단에 서다.
일단 이산화탄소 분리 및 회수는 다른 팀에서 해결했다.수소를분리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는 아니다.문제는 이산화탄소와 수소를반응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점.기존의 메탄올은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키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새로운 촉매제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에 李연구팀은 이틀중 하루는 야간실험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었다.이 과정에 10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됐다.
올 초 일단 새로운 촉매제 개발에는 성공했다.올해도 계속 실험을 통해 더욱 성능 좋은 촉매제 개발에 나서는 한편 10억원을 들여 연말부터 시험생산공장(파일럿 플랜트)의 전단계인 시험적인 공정설비를 제작해 가동에 들어가기로 했다.포 항제철은 이들 이산화탄소재활용연구팀의 성과로 다가오는 각국의 환경보호정책에 대응해 지구환경을 해치지 않고 철강을 생산해낼 수 있는 환경기술을 하나 더 추가한 셈이다.물론 완전 개발에는 아직 1년여가 있지만 전체 그림은 그려진 상태고 생산비 절감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浦項=閔國泓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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