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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모인 聖地서 9차례 폭발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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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라크에서는 아슈라(애도의 날)를 앞두고 안정을 방해하려는 세력들에 의한 테러공격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이번 사건은 시아파 주도의 과도통치위에서 정한 헌법과 정치일정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주도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니파의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나세르 차디르디 의원은 위성TV 알아라비아와의 인터뷰에서 "3일 미국의 주권 이양 이후 정식 헌법이 제정될 때까지 기본법 역할을 할 이라크 임시헌법의 서명식을 앞두고 이라크 주권 이양 절차를 방해하려는 후세인 전 대통령 추종세력이나 외국에서 잠입한 테러조직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左)카르발라의 '아슈라' 종교의식 중 폭발이 일어나 파편들이 날아오르자 시민들이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우왕좌왕하고 있다.[카르발라 AP=연합] (右)파키스탄군 병사들이 2일 파키스탄 퀘타 도심에서 발생한 시아파 이슬람 교도들에 대한 총기난사 사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퀘타 AP=연합]

이와 관련,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 중부사령부의 마크 키미트 준장은 "알카에다와 관련된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이번 테러의 주요 용의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당국도 "이번 테러는 자폭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며 "카르발라에서 폭탄을 소지하고 있던 두명의 테러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카르발라에선 아슈라에 참가하기 위해 약 200만명의 시아파 이슬람 교도가 모여 있었으며, 부상자 중엔 이란인 성지순례단 50명이 포함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 목격자는 "이란 순례자들이 (속죄를 바라는 종교의식 차원에서) 스스로 몸에 상처를 내는 의식을 하던 중 인근 짐수레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란 외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라크에서 성지순례 중이던 이란인 40~50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폭발사고 직후 카르발라에 주둔하고 있는 공수부대 요원들이 현장에 급파돼 부상자들을 응급시설로 옮겼다.

박소영 기자,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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