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가 한 명 빠져야 하는 2쿼터 LG의 간판 현주엽을 막으러 나온 박훈근이 던진 3점슛이 그대로 골대에 꽂혔다. LG 선수들은 운이 좋았겠거니 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가 다시 던진 3점슛이 또 들어갔다. 2점슛 2개도 모두 들어갔고 시간에 쫓겨 골대도 제대로 보지 않고 던진 3점슛까지 들어갔다.
3점슛 3개와 2점슛 2개, 자유투 1개 모두 명중해 슛률은 100%였다. 골대를 맞은 것도 없었다. 정확히 골대 정가운데로 빨려들어갔다.
관중들은 “박훈근이 미쳤다”며 좋아했다. 그러나 박훈근이 미친 것은 아니다. 그가 첫 번째 슛을 던질 때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워 보였다. 손을 들고 달려오는 수비수도 보이지 않고 경기장의 소음도 들리지 않는 듯했다. 무아지경에서 골대만 바라보고 던진 슛이 림을 통과하면서 그는 자신감을 얻었다. 박훈근은 “첫 슛이 들어가면서 여유와 밸런스를 찾았고 그 마음을 끝까지 유지했다. 오늘처럼 감이 좋은 날은 어떻게 던져도 골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2, 3쿼터 15분을 뛰면서 리바운드도 6개나 잡아냈고 어시스트도 3개를 했다. 이번 시즌 박훈근의 평균 기록은 3.3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다. 이날 박훈근의 득점(14점)은 평소의 5배,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3배를 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스포츠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매력이 있으며 박훈근이 오늘 그랬다”고 말했다. LG는 “박훈근이 평소 4점 정도 득점하는데 오늘 14점이나 넣었고 그 10점 차로 졌다”며 입맛을 다셨다.
삼성은 1쿼터 18-23으로 끌려갔지만 박훈근이 나온 2쿼터에 41-39로 역전했고, 3쿼터 중반 61-44로 17점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성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