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인씨 논문 "세기말과 소세키"日지식인 사회서 큰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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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양대 일문과 윤상인(尹相仁.39)교수가 도쿄(東京)大 유학시절 쓴 박사학위 논문이 한국인 논문으로는 처음 일본 최고권위의 출판사 이와나미 쇼텐(岩波書店)에서 책으로 출간되는등 일본지식인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윤씨의 논문을 발췌한 『세기말과 소세키』는 94년2월 출간과함께 『新潮』를 비롯한 학술지 여섯군데에 일제히 서평이 실리고1년만에 초판 3천권이 매진됐다.또 지난해 12월에는 아사히신문.마이니치신문이 주는 출판상과 함께 3대 출 판상으로 꼽히는선토리문화재단 출판상의 문학예술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씨의 논문이 이처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소세키는 지금까지 3백여종에 이르는 연구서를 통해 「문명비판의 작가」「근대성을 회의한 작가」「윤리의 문제를 밀도 있게 다룬 작가」로 조명됐다.
그러나 윤씨의 논문 『세기말과 소세키』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접근,소세키가 3년 동안의 영국유학 생활동안 받은 세기말적 영향이 어떻게 작품세계에 나타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윤씨는 논문에서 도후쿠(東北)大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소세키의 장서에 남아 있는 메모와 밑줄친 부분,소세키가 관심을 기울였던 유럽 세기말의 예술작품과 소세키 소설의 상관관계를 비교문학적 방법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나가 시게미(稻賀潔美)미에(三重)大 비교문학교수는 『외국문학』봄호에 게재한 서평을 통해 『이미 방대한 연구가 축적되어 있는 소세키를 연구대상으로 삼아 이제까지의 연구업적이 강요하는중압감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기존 의 업적들을 취사선택해 그중 최고의 성과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통설에 도전한다.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태어난 것이 이 책으로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독자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새로운 식견들로 가득찬 4백페이지를 넘는 대저(大著)다』라고 윤씨의 논문을 호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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