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 예비시험 분석해보니 - 공직적성시험보다 긴 지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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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적성시험(LEET·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예비시험이 지난달 26일 실시됐다. 지금까지 2차례 예시문항이 발표됐지만, 본 시험과 같은 시간·문항 수·형식으로 치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비시험을 통해 본 시험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법학적성시험 본 시험은 오는 8월 실시된다.
 
난이도 전체적으로 평이
난이도는 전체적으로 평이했다는 분석이다. 예시문항에 비해 쉽게 출제돼 본 시험을 예측하는데 다소 혼란을 주고 있다. 서울로스쿨 강신창 본부장은 “예시문항보다 쉬웠지만 본 시험에 대비하려면 고난도 문제로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이도는 하향조절됐지만 제한 시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유사 시험인 PSAT(공직적성시험)에 비해 이번 예비시험의 지문이 1.5∼2배 길어 준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본 시험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인문·사회·과학·문학을 아우르는 다양한 영역의 내용을 분석·추론·비판하는 문제는 관련 영역의 깊은 사고력이 있어야 풀 수 있다. 시간 안배도 중요했다. 이번 예비시험에서 나타난 LEET의 관건은 시간관리라고 할 수 있다.
 
언어이해-생소한 학문에 대한 이해도 높여야
언어이해 영역은 대체로 쉬웠다는 평이다. 법학적성시험의 특성에 맞게 사회학·법학 관련 지문이 전체 지문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합격의 로스쿨 채정한 강사는 “제시문 전체와 세부 내용을 속속들이 이해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고 말했다. 본 시험에 대비해 두 가지 능력이 필요하다. 우선 여러 학문 영역에 대한 전반적이고 상세한 이해력을 키워야 한다. 제시문을 논리적으로 읽는 능력도 필요하다. 언어이해영역이 의사소통 도구로서의 언어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지문에는 없지만 필자의 주장을 지지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전제를 찾고, 그 주장이 참일 경우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귀결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능력이 요구된다. 추론·비판·창의력을 요구하는 문제의 비중이 커질 것이므로 대비가 필요하다. 다양한 문제 풀이가 답이 될 수 있다.
 
추리논증-논증영역 준비가 관건
추리논증 영역은 난이도가 다소 높았다는 평이다. 평균점수가 55점 선에서 형성될 것 같다. 이는 예시문항에서 나오지 않은 판단·평가영역 등이 많이 출제됐기 때문이다. 본 시험의 유형 배분은 이번 예비시험과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합격의 로스쿨 조호현 강사는 “정답이 분명한 추리영역과 달리 논증영역 문제의 대부분은 가장 적합한 것을 찾도록 한다”고 말했다. 논증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려면 기본적인 논리학적 지식 외에도 많은 논증 지문을 분석·재구성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120분 내에 40문항의 추리논증 문제를 풀기란 만만치 않다. 조급한 마음에 정작 한 문제도 정확하게 해결 못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목표량을 줄이고 손을 댄 문제는 모두 맞힌다는 생각으로 시험에 임해야 한다.

시중의 추리논증 문제는 LSAT(미국 법학대학원 적성시험)를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LEET의 대비법이 될 수 없다. 지문 길이나 질문 형식이 이번 예비시험과 달랐다. 논증영역에 대비하려면 문제를 많이 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논증 지문을 분석해 보는 것이 필수이다.

논리사고의 김병년 강사는 “신문이나 주간지, 과학잡지, 비판적 사고와 관련한 교재 등에서 논증 지문을 재구성하고 가정이나 숨은 전제를 찾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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